나무에도 스토리텔링 있다 취재수첩
곳곳이 꽃 천지다. 가로수 벚꽃의 뒤를 이어 5월에는 시청 뒷길 이팝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리며 시민들을 맞이할 것이다. 이팝나무는 5월 입하 때 꽃이 핀다는 '입하나무'가 변해 '이팝나무'가 되었다는 설이 있고, 꽃이 하얀 쌀밥처럼 생겼다고 해서 ‘쌀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이 활짝 피면 풍년이 오고 풍요와 평안을 가져다줄 것으로 믿었다고 한다.
지난해 4월 식목일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었던 대구 달성군의 20년생 이팝나무를 구입해 청와대로 옮겨 심은 것이 큰 화제가 됐다. 퍼스트레이디 시절 식수행사에 주로 이팝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쌀나무'에 대한 추억이 애절했던 보릿고개 시절에 한국경제를 일으켜 세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억이 얽혀 있어 유독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미시의 ‘박정희로’에 심겨진 가로수도 이팝나무다. 이처럼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나무도 드물 것이다.
영천시에도 이팝나무가 있다. 시청 뒷길 삼산아파트 진입로에서 동편청구아파트 진입로까지 인도 변에 이팝나무가 심겨져 있다. 지난해에는 대동다숲 아파트를 중심으로 문내택지개발지구 인도에 이팝나무를 심었다.
지난주 신문사로 한건의 제보가 들어왔다. 시청 뒷길 가게 앞 이팝나무에 소금을 뿌려놓았다는 내용이었다. 제보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죽은 이팝나무를 베어내고 밑동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곳이 여럿 있었다. 가게간판이 눈에 잘 띄어야 장사가 잘된다는 생각에 나무가 말라죽게 만든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생명을 경시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쫓아가는 이기주의와 탐욕이 오히려 손님을 내쫓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가게 앞 가로수가 죽어나가면 그 가게는 장사가 신통치 않았다.
몇 년 전부터 시에서 푸른영천가꾸기 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시민정서를 풍성하게 하는데 꽃이나 나무와 같은 조경수가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달에는 영천교 교각 인도에 선주목을 심은 대형화분을 설치하고 푸른영천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시민들이 아끼고 사랑으로 보살펴야 푸름을 오랫동안 보여줄 것이다. 이제는 스스로의 품격을 올려보자. 식목일을 즈음해 나무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은 과욕일까.
장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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