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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정몽주를 만나게 해주는 tv드라마를 보며 - 최은하 기자

영천시민신문기자 2014. 5. 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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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정몽주를 만나게 해주는 TV드라마를 보며

                                                             최은하 기자

 

5년 넘게 TV없이 생활해온 필자에게 매주 꼭 챙겨보는 드라마가 생겼다. 매 주말 9시 40분이면 어김없이 시작하는 KBS 대하드라마 ‘정도전’이다.


‘정도전’은 조선 개국의 드라마틱한 긴박함을 극적 완성도 높게 연출해 냈다는 점과 역사적 조명이 미미했던 정도전의 행적을 사실감 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영천 출생으로 조선시대는 물론 최근까지도 성리학의 조종이자 충효예의의 상징으로 많은 이들로부터 추앙받고 있는 포은 정몽주 선생을 마치 실제처럼 만날 수 있다는 기쁨이 무척이나 크다.


지난주에는 고려 왕실을 지키려는 고육지책으로 어린 창왕을 폐하고 공양왕을 옹립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고통을 이기지 못해 고개를 떨구고 흐느끼는 선생의 슬픈 어깨를 지켜보았고, 막역지우였으나 역성혁명이라는 거대한 명분 앞에 서로의 의지가 엇갈리는 당대의 두 천재 정도전과 정몽주의 날선 논쟁을 지켜보았다.


고려말 최고의 명문 학원이었던 이색학당의 두 천재는 성리학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학문을 공부하며 왕도정치 도덕정치 민본정치가 권문세족이 득세하고 가난한 백성들이 수탈당하는 당시 시대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이념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부유한 귀족 가문에 초ㆍ중ㆍ종장을 연이어 합격한 고려 최상의 엘리트 출신 정몽주와 변방 출신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잦은 귀양살이를 감내해야 했던 정도전, 이 두 신진사대부의 마지막 실천방식은 너무나도 달랐다.


사실 정몽주는 이성계가 변방의 보잘 것 없는 무인이었을 때부터 그의 사람 됨됨이를 높이 평가하며 교분을 이어왔었고 역성혁명의 주체였던 이성계와 정도전이 만나는 데에 가교역할을 했으며 역성혁명이라는 것을 알기 직전까지 그들을 가장 두둔해주던 최측근이었다. 그러나 정몽주의 출생지인 영천인들 조차도 이렇듯 세세한 이야기는 다 알지 못하는 듯하다.


드라마 한편이 얼마나 큰 의미를 남길지 모르겠으나 ‘정도전’을 시청하시라 권하고 싶다. 필자가 보기에는 일방적인 선악의 전개가 없고 철저한 고증을 토대로 만들어진 드라마로 여겨진다. 60부작으로 벌써 절반 이상을 넘겼으나 KBS 홈페이지에 가면 전편을 모두 무료로 볼 수 있다.


한가지, 정도전의 출생지인 영주시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이 드라마는 말미에 ‘정도전’의 유적지를 소개하는 다큐부분이 첨부되어 있다. 역사인물 조명을 위해 거금의 드라마 제작비를 내놓을줄 아는 영주시의 통큰 문화정책에 부러움이 인다.

 

                                                          최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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