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영천희망원 음악회를 보면서 ...

영천시민신문기자 2012. 11. 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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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희망원 음악회를 보면서...

도와준 사람들 위해 음악으로 보답...

 

 

영천희망원의 설립목적은 0~18세까지 요보호아동들을 건전한 국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하는 것이다. 대부분 부모 없는 미성년자들이 이 시설에서 미래의 희망을 꿈꾸고 있다. 희망원은 사회복지기관의 표본이다. 이런 희망원의 역할 때문에 정부의 복지지원이 전폭적이다. 거기에다 많은 시민들까지 자원봉사, 후원 등으로 사랑을 아끼지 않는다.


올해 영천시의 영천희망원 운영경비 지원은 예산 4억2,500만원이다. 영천희망원은 이 지원금과 물품기증, 후원인의 후원금 등으로 현재 37명의 아동이 10명의 희망원 직원들의 보살핌으로 겨우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직원들의 급여와 일반운영비를 제외하면 아동 1인당 시설수급자 생계비는 월 16만원밖에 되지 못한다. 한마디로 정부지원과 후견인의 도움 없이는 자체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런 희망원이 지난달 29일 오후 영천시민회관에서 수 천 만원의 경비를 지출하고 설립 60주년 기념음악회를 열었다. 400여명이 참석했다. 명분은 그동안 후원하고 도와주신 분들에게 음악으로 보답한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장은 그야말로 꽃밭을 연상케 했다. 입구부터 실내까지 3단 화환 등 어림잡아 100여개 가까이 되었다.

 

주최측 추산으로 화환의 경우 65개라고 말하지만 한 행사 전문가는 초대장, 고급 카탈로그, 참석자선물, 우편발송, 음악출연진 경비, 시민회관 대관료 등 보이지 않는 낭비성 경비만도 수천 만원이 넘을 것이라는 귀띔이다.
여기에 희망원은 선물물품은 후원이며 출연진은 학연 등으로 실비로 봉사했다는 답변이다.
그러나 문제는 후원이든 자원봉사건 주최자가 이러한 행사를 기획했다는 것이다. 초청 인사도 참석한 사람들도 대부분 국회의원, 시장, 지자체의원 등 굵직한 정관계 인사들이다. 물론 이 가운데 순수한 시민들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마치 정치인이 표를 얻기 위한 세력과시용 행사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희망원에서 이러한 축하음악회가 왜 필요한지 의문스럽다. 차라리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희망원 출신자들과 현 희망원 아동들로 구성해 희망원 내에서 조용하게 손길을 내미는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60주년 행사가 아쉬운 대목이다.


이상근 영천희망원장은 지난3월 한국아동복지협회 27대회장에 선임됐다. 행여 전국 직함을 홍보하거나 더 원활한 예산확보 또는 정치적 입지를 위한 과시용 행사가 아니라는 것을 믿고 싶다.
희망원의 역할과 원장의 어깨는 중요하다. 자칫 이번 같은 행사가 계속된다면 즐비한 꽃밭 속에 풍악이 울리는 동안 희망원의 아이들이 굶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한번쯤은 고뇌해 주었으면 한다.
장지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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