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즉흥적 언행에 시민들만 실망

영천시민신문기자 2012. 8. 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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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의 눈
                          즉흥적 언행에 시민들만 실망


집단이나 군중의 대표 자리에 있는 사람은 말 한마디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더구나 지역 시장의 말 한마디는 곧 시민들의 생활지침이 될 수 있으므로 더욱 더 조심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지난 2일 제6회 금호강변영화제가 금호강 둔치 분수대일원에서 개최됐다. 여기에는 시민들이 여름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약 1500여명이 모여 들었다. 이 자리에서 김 시장은 “런던 올림픽에서 축구 국가대표팀이 영국과의 8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브라질과의 4강전은 이곳에서 거리응원전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시민들에게 반문했고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김 시장의 제안을 크게 환영했다. 실무진과 사전 협의없는 김 시장의 일방적 발언이었다. 결국 한국축구대표팀은 영국전에 승리하고 4강전에서 브라질과 맞붙게 되어 김 시장 스스로가 먼저 거리응원전을 시민들과 약속한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약속은 채 5일도 못가 없었던 일로 백지화 되어버렸다. 이유는 경기시간대가 새벽3시40분으로 인원동원이 쉽지 않고 경기가 끝나는 시간이 오전 5시30분대로 날이 너무 밝아 스크린화면의 시인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구시의 생각은 이와는 사뭇 달랐다. 대구시 체육관계자는 “지난 영국과의 8강전도 스크린 시인성에는 문제가 없었으며 4강전도 국채보상공원에서 잘 마쳤다.”고 설명했다. 새벽에 열리는 경기 대진시간은 이미 올림픽개회식 이전에 공개되어 있었던 것이어서 영천시가 말하는 4강전 거리응원의 취소명분은 인원동원에 자신이 없는 것을 제외하면 시민과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부동의 한 시민은 “김 시장의 코미디 같은 행동이 처음부터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김 시장의 즉흥적 언행을 문제 삼았다.


또 취소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지난 8일 새벽3시경 거리응원을 위해 금호강 둔치에 나왔던 한 시민은 “몇 명의 시민들이 서성거릴 뿐 아무도 없이 텅 비어있어 황당했다.”며 다음날 영천시에 전화해 “시민과의 약속을 취소 홍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어긴데 대하여 강한 항의를 했다.”고 흥분했다.


중요한 것은 거리응원전이 아니다. 지역 행정부의 수장이 스스로 시민에게 굳게 한 약속을 명분 없이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점이다. 스스로 시민들에게 신뢰도를 떨어뜨린 꼴이 된 것이다. 말(馬)의 도시에서 말(言)장난을 서슴지 않았다는 비난이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취소된 약속을 시민들에게 하루 이틀 전이라도 현수막 등으로 알려줘야만 했다.
물론 시 관계자도 거리응원에 필요한 예산은 물론 청년상우협의회, 축구협회, 생활체육회 등 지역 단체들과도 긴밀한 협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단체들도 취소사실을 일부 임원들만 소유하는 선에서 그쳐 시민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시 관련부서는  수많은 시민들의 항의전화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약속은 곧 믿음이다. 깨도 되는 약속이란 있을 수 없다. 아무튼 이번 김 시장의 지키지 못할 약속에서 시민들은 행정부의 수장에 대한 믿음은 물론 큰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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