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생기는 일이라면...
지난 11일 독거노인(80대, 여)이 디지털 텔레비전을 구입해 설치했다. 아날로그 텔레비전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새로 구입한 티비는 안테나가 없으면 나오질 않았다. 독거노인은 티비가 나오지 않자 걱정이 태산이었다.
다음날부터 아는 사람을 통해 티비를 걱정했다. 그 걱정이 기자에까지 들어왔다.
할 수 없어 직접 나섰다. 구입한 삼성대리점에 갔다. “할머니집 티비를 설치했으면 나오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는데, 대리점에서는 “할머니가 위성 등 다른 방송이 들어온다고 해서 설치했는데, 하고 보니 다른 방송은 들어오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설치만 하지 안테나는 영역이 아니다, 하려면 아주 어렵다. 한 번 생각은 해보겠다”고 해 할 수 없어 그냥 나왔다.
12일 해당 면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복지 담당자와 통화를 했다.
“독거노인 할머니집에 새로산 티비가 나오지 않아 할머니 걱정이 태산이다. 어떻게 조치를 취했으면 한다”고 했다.
담당자는 “우리가 개인적인 일까지 하기엔 벅차다. 일이 많아서 그렇지만 개인적인 일을 봐주는 것은 곤란한데, 현장에 가보기는 하겠다”고 설명했다.
다음날 담당자는 “현장에 가보니 티비를 나오게 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해 우리는 못했다. 이장님도 불러서 해봤으나 ‘샀는데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샀는 곳에 가서 나오게 대달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더 이상은 어렵다”고 전화 통보했다.
담당자의 말을 생각하니 “돈 생기는 일이라면 그렇게 처리했겠는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자신이 담당하는 할머니라고 하는데, 할머니가 비용을 부담할 테니 티비를 나오게 해달라고 하면 이곳저곳 물어보고 안 되면 전파상에 문의해 비용을 조정하고 이야기만 해도 된다.
친절이란 허리 숙여 인사하고 말로 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를 편하게 해주는 것이 친절이다. 이러기 위해선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일, 계획하고 있던 일을 당장 치우고 달려가는 과감성도 필요하다. 지난 일을 어떻게 하겠느냐, 향후에도 다른 일로 노인들이 부탁하면 돈이 생기지 않더라도 당장해보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보자.
할머니집 티비는 13일 오후 시내 전파상을 통해 설치비용을 조정하고 14일 오후 완료했다.
할머니는 “너무 기쁘다. 다음 기회에 점심을 사겠다”고 몇 번이나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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