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박사 손기온 대표, 100여주 전국 최고 수량
우수한 조건 갖추면 한 그루 수천만 원 거래
영천 소나무 수목원 개장 계획
“저는 소나무에 미친 소나무 박사입니다. 소나무를 돌보면 하루 종일 일해도 피곤한 줄 몰라요. 일하다 해가 지는 것도 잊어버리고 배고픈 줄도 모릅니다. 소나무를 보면 가슴이 뭉클해요.”
임고면 매호리에서 전원분재 소나무를 키우고 있는 손기온 한창수지 대표는 자신을 ‘소나무에 미친 소나무 박사’라고 거침없이 소개한다. 손 대표가 키우고 있는 소나무는 약 100여주. 전원분재 소나무로는 전국에서 최고 수량이다. 정원의 크기도 무려 8,264㎡(2,500여 평)로 수목원 수준이다. 내년에 수목원 개장을 예정하고 있다는 손 대표는 취재팀을 이끌고 나무를 옮겨가며 열띤 소나무 자랑을 이어갔다.
소나무 박사 손기온 대표 수목원에는 요즘 한창 수형 잡이 작업이 밤낮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 소나무는 100년 된 것이에요. 소나무의 3대 조건을 모두 갖춘 소나무죠. 소나무는 피(껍질)가 좋아야 하고, 가지가 제자리에 있어야 하며, 곡선이 아름워야 하죠. 전국에도 이렇게 멋진 소나무가 없어요.”
손 대표의 설명을 듣고 자세히 보니 소나무는 모두 백여개의 껍질이 층층이 쌓여 있었는데 그것이 소나무의 수령을 알려준다는 것이었다. 구불구불 곡선을 그리며 뻗어있는 가지의 아름다움 또한 예사롭지 않았고 무엇보다 소나무의 가지가 길게 자라 있었다. 이는 ‘가지는 오래 기다려 가장 나중에 잘라야 한다’는 손 대표의 소나무 철학이 녹아있는 대목이다.
소나무 박사 손기온 대표가 수형을 설명하고 있다
사업을 위해 20년 전 임고면에 둥지를 튼 손 대표는 자동차 부품 재활용사업을 하며 수석과 꽃돌 등의 수집가로도 명성을 떨쳤다. 그러던 그가 소나무를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 올해로 7년째. 지금은 온전히 소나무에 모든 열정을 쏟고 있다.
소나무 수형잡기, 소나무 수형 전문 기술자가 현장에 와서 작업하는데, 한 나무에 보통 4-5일 소요된다
지대가 높아 임고면의 앞산과 일대의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그의 수목원에는 100여주의 아름다운 전원분재 소나무가 한창 전문가의 관리를 받는 중이었다. 충주에서 왔다는 이 소나무 전문가는 하루 일당이 45만원 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그가 하는 일이 소나무를 가지를 잘라 예쁘게 손질하는 일반 정원사하고는 다르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그와 함께 관공서와 IC인근에 쉽게 눈에 띄는 소나무 정원수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 아름다운 소나무를 모두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쉬운 줄로 수형을 잡아 주는 나무
“관공서 정원이나 특히 IC부근에 관리된 소나무는 가지를 모두 잘라놨어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죠. 소나무의 가지는 항상 제일 마지막에 잘라야 합니다. 그래야 최고의 아름다운 소나무를 만들 수 있어요.”
그의 수목원에는 고혹적이며 품격 높은 자태를 자랑하는 소나무들이 많지만 아직 판매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 5년 이상은 더 길러 최상의 소나무 명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조다. 좋은 소나무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좋은 소나무로 자랄 수 있도록 오랜 시간 돌보는 것, 그것이 그가 소나무에게 주는 최상의 투자라는 것이다.
소나무 박사 손기온 대표가 소나무 기술자가 잡아 놓은 자리를 뒤 따라 가며 점검하고 있다
“처음에 10주의 소나무를 가져왔는데 9주가 죽어버린거예요. 그때 실망하지 않고 또 좋은 나무가 오겠지 하며 인내를 가지고 기다렸어요. 이후 나무 14주를 2,000여 만원에 구입했는데 그 나무들이 지금은 한주에 몇 천만 원을 호가할 정도로 자랐어요. 소나무를 키우는 일에는 믿음과 신뢰 그리고 기다림이 아주 중요합니다.”
수형잡아주고 가지치기를 반복하며 정성으로 관리한 소나무 잎, 육안으로 봐도 아주 건강해 보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소나무 일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경찰서 마당에 죽어가는 소나무를 살린 기억이에요. 아주 훌륭한 소나무인데 죽어가고 있더라고요. 안타까운 생각에 포크레인, 크레인, 전문가 등 약 200만원의 비용을 들여 소나무를 옮겼어요. 경찰서에서 ‘감사장’을 한 장 주더군요.(웃음) 그 훌륭한 소나무가 살아나 너무 기뻤습니다.”라고 말했다.
소나무 박사 손기온 대표가 소나무를 만지면 밤새는 줄도 모른다며 즐거운 표정을 하고 있다
집에서 소나무 분재를 키우는 사람들이 분재를 많이 죽인다.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름에는 하루에 두 번, 봄가을에는 하루에 한번, 겨울에는 일주일에 한번 물을 꼭 주어야 합니다. 물주기에 실패하면 소나무가 죽는데 3~5개월에 걸쳐 서서히 죽습니다. 5개월 전부터 죽기 시작했으니 되살리기 어려운거죠. 하지만 평소에 물 관리를 잘 한다면 누구나 소나무 분재를 잘 키울 수 있어요.”라고 답변했다.
기존 수형을 잡아둔 소나무
수목원 조성에 여념없는 손 대표가 내년에는 15년 넘게 수집해 온 수석과 함께 아름다운 소나무 수목원을 개장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손 대표는 그동안 영천로타리 회장, 바르게살기 수석부회장, 영천시검도회 회장, 검도회 경북 부회장 등 불우한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과 지역 체육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기도 하다.
- 손영애 시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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