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여행과 음식 나누는 정다운 동네 … 농수로 정비사업 절실
석계리는 시청오거리에서 포항가는 국도를 타고 12km정도를 직진하다가 좌측으로 다시 12km 장더를 더 들어가는 곳으로 삼포리 상덕리 가수리 삼산리·덕암리 초일리에 둘러싸여 있으며 상계천과 상계로를 따라 기다랗다 펼쳐진 곳이다. 이곳에는 총 58가구 138명의 주민들이 주로 양파ㆍ마늘과 벼농사를 짓는 이모작을 하고 고추, 땅콩, 깨 등 경종농업, 그리고 약간의 과수농사를 짓고 산다.
석계리는 자연마을인 검들과 생계가 합해진 곳으로 석계리와 삼산리 사이의 경계에서는 석기시대의 조각과 돌촉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마을의 역사가 1,000년이나 된 오래된 마을이다. 검들에서 경주이씨가, 생계에서 경주김씨가 집성했으나 현재는 타성이 섞여 살고 있다.
이렇다 할 출향인사가 없고 규모도 작은 마을이지만 정 많은 이웃들이 어울려 마을단위의 행사를 꼼꼼하게 준비하고 챙기는 곳으로 봄놀이, 복날 건강식 나누기, 겨울 온천여행 등을 떠나는 곳으로 매년 마을주민들이 함께 농사일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화합을 도모하는 행사가 진행되는 곳이다.
조만숙 이장과 주민들이 정비가 시급한 농수로의 잡초와 이물질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마을 입구에는 마을수호의 상징인 100년쯤 된 소나무가 있는데 아직까지 이 나무에서 매년 보름날 동제가 모셔지고 있다. 동제를 마치면 젊은 주민들로 구성된 풍물놀이 팀이 주민들의 집을 일일이 돌며 지신밟기를 하고 지신밟기가 끝나면 정성껏 준비한 보름음식을 나눈다고 한다. 오후에는 윷놀이가 이어지는데 휴지나 세제 등 소박한 상품을 놓고 모, 윷을 외치는 떠들썩한 함성이 마을에 울려 퍼진다고 한다.
특히 마을을 떠난 젊은이들이 계를 만들고 회비를 모아 매년 봄에 계중을 하는데 그때는 고향에 와서 부모님들을 모아놓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효도 동네이기도 하다.
이 마을의 이장 조만숙(47)씨는 고경면의 유일한 여자 이장이며 결혼이민여성이다. 그러나 마을 중대사를 처리하는 것은 이웃 어느 이장에 못지않다. 박학다식하고 다부진 조 이장이 마을의 많은 일을 강단있게 처리하지만 남자가 해야하는 일들은 남편인 새마을지도자 천봉만(54)씨의 손을 빌린다고 한다. 남자가 제주여야 하는 동제도 천봉만 새마을지도자의 몫이고 소소하게 고장 나는 마을 주민들의 전자제품을 고치는 일도 그의 도맡아 한다.
조만숙 이장과 주민들은 “마을의 숙원사업이 참 많지만 무엇보다 농수로의 정비가 시급하다. 몇 해를 청원해 올해 아주 작은 구간만 사업이 완료됐다. 현재 마을 농수로가 잡초와 이물질에 둘러싸여 있다. 벼농사를 많이 짓는 우리 마을은 농수로 정비가 어느 농네보다 시급하다.”며 “마을 주변의 축사와 석산 등 처리할 민원이 많아 농수로 공사가 늦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라며 입을 모았다.
석계리는 조만숙 이장과 남편 천봉만 새마을지도자를 위시하여 김병현(66) 개발위원장, 노석조(61) 부녀회장, 서방이(83) 노인회장, 서곤덕(66) 노인회총무, 김래선(64) 마을총무가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황태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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