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북면 입석마을, 보현산 아래 첫 동네
보현산(해발 1124Km)이 우뚝 솟아 자리잡은 바로 아래 위치한 마을이 입석이다. 보현산의 지맥이 마을의 앞뒤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마을 앞으로 고현천이 흐르고 있는 아늑한 산골마을의 전형으로 자연마을로는 보현리, 선돌, 입석, 배나무정, 지풍기미 등이 있다. 취재를 위해 찾아간 마을에는 근래 몇 년간 큰 변화가 있었다.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된 대로 선돌, 입석, 지풍기미 부락이 보현산 다목적댐 건설에 포함되어 댐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고 현장 위쪽 산을 깎아 새롭게 만든 마을이 멋지게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입구에 ‘은하수마을’이라는 마을이정표가 마을로 진입했음을 알려주었다. 마을에서 아래로 댐과 그 일대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보현산 다목적댐 건설은 2009년 12월 공시되고 2010년에 주민보상협의회를 열었으며 현재 이주해온 마을에는 21채의 주택이 완공되어 주민들이 입주한 상태고 아직 중장비와 인부들이 여기저기서 주택건설이나 마을조성공사에 한창임을 볼 수 있었다.
화북면 입석리 김종은 이장(맨 우)과 마을 주민
입석마을은 모두 45가구에 90여명의 주민들이 살았다. 댐건설이 시작되면서 영천시내 쪽으로 이주해간 주민도 더러 있고 대부분은 새로운 이주단지에 집을 짓고 옮겨와 살게 되었다는 김종은(52)이장의 소개다. 올봄부터 입주를 시작했고 2개월 내로 마을회관이 완공될 예정이라고도 했다.
김종은 이장은 “대부분의 논과 밭이 수몰지구에 포함되어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도 있고 인근의 밭을 구입해 사과농사를 크게 시작하는 부농도 있다.”며 “아무래도 영세한 농가들은 적은 돈을 가지고 새로 농토를 구입해 시작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황윤백(79) 노인회장은 “옛날 황씨라는 사람이 몹쓸 병에 걸려 그 아내가 남편의 병을 고치려고 백일 치성을 드린 끝에 꿈에서 약을 구할 방법을 듣게 되었다.”며 “이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산삼을 발견해 남편에게 먹이고 병을 고치니 그 자리에 절을 지었다.”면서 오래전 마을전설을 들려주었다. 그 절이 바로 입석마을에 있는 법룡사로, 남편의 약을 구했다는 전설을 따라서 부약산(夫藥山)법룡사라고 부르게 되었다.
마을은 조용한 산촌이라 큰 행사는 없지만 8월 15일에 최경숙(55) 부녀회장의 지휘로 부녀자들이 음식을 장만해서 마을전체 잔치를 열어왔다. 아주 오래전에 귀촌·귀농이 4가구였는데 최근에 5가구가 더 들어왔고 앞으로 마을정비가 완료되고 나면 더 많은 사업들이 이루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입주할 것이라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마을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유럽식 전원마을과 비슷하며 산과 어울려 보기 좋다는 방문객의 말에 김종은 이장은 반색하며 “아, 그렇던가요? 그럼 다행이죠.”라면서 “조상들이 닦아놓고 우리가 살던 터전을 벗어나 옮겨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동네가 형성되어 더 사이좋게 화합하고 모두가 잘 살게 되면 좋겠지요.”라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영천시에서는 보현산천문대 인근 입석리 일원에 사업비 270억원을 들여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총 4개 지구로 조성될 영천 산림생태문화체험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계획들이 앞으로 지역민들에게 여러 가지 경제적인 이익 창출효과를 가져오리라 예상된다.
마을출향인은 지문감식전문가 최현자 씨, 전 해군상사 구방회 씨, 초등학교 교감 김현규 씨, 대구천주성삼병원 김효경 씨, 대구광고출판업 황동구 씨와 신성FA주식회사 황홍구 형제 등이 있다.
박순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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