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공무원 또 있을까
자양면 용화리 84세 할아버지 벼 건조시켜주기 봉사
농산물 품질관리원 직원들
자양면 용화리에 사는 이재술(84) 할아버지는 1년 동안 농사지은 벼를 포대에 담아 공공비축 건조벼 수매를 위해 검사장으로 갔다. 수매검사원이 수분측정기로 이씨가 수확한 벼의 수분을 측정했다. 그러나 건조 상태가 고르지 않은 탓인지 불합격으로 판정됐다.이씨 할아버지는 내 벼의 상태보다 억울한 생각이 더 컸다. 노령의 나이에 84포대의 벼를 다시 되가져 가는 것도 아득했다. 생각다 못해 대전동에 위치한 농산물품질관리원을 찾아갔다. 일종의 항의성 방문인 셈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영천사무소의 최종수 소장은 사무실에서 이재술 할아버지를 맞았다. 최소장은 상황의 억울함을 성토하는 이씨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었다. 드디어 성토가 끝났고 최소장은 친절한 미소로 할아버지의 억울한 마음을 먼저 위로했다. 그리고 이제껏 들어보지 못한 특별한 제안을 시작했다.
“어르신, 집에 돌아가 계시면 내일 저희가 댁을 방문하겠습니다. 저희와 함께 벼의 건조를 다시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고개를 갸웃거리던 이씨 할아버지. 이 사람들이 정말 올까? 반신반의 하면서도 일단 집으로 돌아갔다.
건조벼를 포대에 담고 있는 농산물 품질관리원 영천 남녀 직원들
다음날 아침 최소장은 직원들과 함께 평소와는 조금 다른 회의를 했다. 오늘은 특별히 봉사활동을 나갈 생각이니 지원자가 있느냐고 물었다. 바쁜 일정으로 매일 사무실이 텅텅 비는 날이 비일비재 한데 그날은 이상하게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남직원 2명 여직원 5명 최소장까지 총 8명이 이재술 할아버지 댁으로 향했다.
기온은 낮았지만 바람이 좋고 공기 중 습도가 건조한 날이었다. 최소장과 직원들은 벼를 말리기 위해 포대를 끌어내고 동내의 아스팔트 길 위에 얇게 널었다. 여직원들에게는 힘에 부치는 일이기도 했다.
하루 종일 건조한 공기 중에서 습기를 내보낸 벼는 저녁 즈음 수분측정기에서 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이씨 할아버지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내친김에 최소장은 RPC에 부탁해 800kg을 한꺼번에 담을 수 있는 톤백벼 포장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렇게 친절한 공무원이 있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한 이씨 할아버지와 지인이 본 신문사에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친절한 미담을 제보하기에 이른 것이다.
최종수 소장은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농식품 인증, 안정성ㆍ원산지 관리, 품질검사, 농업용면세유류관리, 직불제 등 수많은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실제로 공공비축 수매는 업무 비율에서 7%에 미치지 못한다. 그렇게 바쁜 일정 중에서도 기꺼이 할아버지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부쳐 준 직원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할아버지가 일년내 지은 농산물이 제 값을 받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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