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찾아가는 문화컨설팅 유감

영천시민신문기자 2013. 11. 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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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아가는 문화컨설팅 유감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지난 29일 영천시를 방문하여 ‘찾아가는 문화컨설팅’을 개최했다. 컨설팅은 장장 4시간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특강과 과제발표, 종합토론 등의 순서로 이어져다.
특강은 김준한 경북문화컨텐츠진흥원장이 ‘왜 문화 콘텐츠인가? 영천시 문화산업의 가능성’ 이라는 주제로, 이정면 유타대 명예교수가 ‘영천아리랑의 기원과 역사’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과제발표는 ‘영천 왕평가요제 브랜드 및 홍보 활성화 방안’과 ‘포은 아카데미 운영 활성화 방안(임고서원)’을 주제로 각각 손영수 위원(TCN프로덕션 대표)과 박경환 위원(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장)이 발표했다.


이어 박규홍 부위원장(경일대 교수)을 좌장으로 안진석 위원(대구도시브랜드마케팅전략개발및컨설팅), 윤동식 위원(안동과학대 교수), 황명강 위원(GBN경북방송대표이사)이 토론을 펼쳤다.
이 컨설팅은 경상북도에서 예산을 마련했고 영천시의 요청으로 영천의 사례 연구 제안한 것으로 스포츠보다 반도체보다 더 큰 영천문화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제시해 주었다는 부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진흥원의 위원들이 영천의 문화자원의 발굴을 위해 고심하고 연구하여 선진적인 지평의 다양한 제안을 해 주었다는 점에서 전폭적인 지지와 감사를 받기도 했다.


반면 컨설팅에 참가했던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은 좀 더 시간을 갖고 관련 지역인들과 소통하여 영천의 현실에 맞는 문화발전제안을 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컨설팅의 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천 아리랑’과 ‘왕평 가요제’는 현재 지역에서 강력한 해결점이 필요한 뜨거운 감자로 이것이 해결되지 않을 때 어정쩡한 답보상태에 머물러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이러한 아쉬움은 지역 문화인들이 이번 컨설팅에 걸었던 기대가 컸던 때문인지도 모른다.

                                                           최은하 기자


2001년 발족한 영천아리랑보존위원회서는 CD를 만들어 배부하는 등 영천아리랑을 확립ㆍ발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으며 2005년 대규모의 영천 아리랑제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2008년까지 총 4회에 걸쳐 개최되던 영천 아리랑제가 현재는 개최되지 않고 있으며 영천아리랑본존회의 활동 역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있다. 2007년부터 영천아리랑을 지정곡으로 부르도록 하는 영남아리랑제가 열리고 있기는 하나 그 명칭부터가 영천아리랑을 기리는 행사로는 부족하다는 평이다.


‘영천아리랑’이 답보상태로 머물고 있는 데는 여러 가지 요소에서 기인하겠지만 무엇보다 영천 연고성에서 발목을 잡힌 부분이 적지 않다. 북한과 만주에서 불렸던 영천 아리랑이 경상북도 영천의 아리랑이 맞는가라는 질문은 수많은 학자들이 논거를 펼치며 입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또 자양면에서 불렸다던 장두표식 아리랑이 새삼 대두되면서 혼선은 더욱 가중된 것처럼 보인다. 물론 관련인들 간의 명분과 실리가 얽혀있을 수도 있다.


현재는 이러한 현실을 타개할 수 있도록 하는 전문가적 제안이 시급한 형편이다. 이번 컨설팅이 이러한 안타까움을 조금은 트이게 해주리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또 ‘왕평가요제’는 왕평생가 논란에서 부터 왕평 선생의 예술적 업적의 전반적인 조명이라는 거대한 담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위축된 면이 없잖아 있다. 이런 지역의 실정을 감안한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며 더불어 왕평 선생에 대한 다각적인 문화컨텐츠 개발이 시급해 보인다. 이러한 지역의 당면 과제를 비켜간 ‘왕평가요제’의 활성화 방안은 영천인들 에게 적절한 조언이 되어줄 수 없다는 평가다. 또 오디션 식으로 진행하자는 제안은 오디션이 흔해진 현재시점에서는 조금 진부한 제안이 될 수 있으며 가수 프로듀싱이나 미디어 마케팅의 제안은 엄청난 비용이 소모된다는 점에서 현실 불가능한 제안이 된다는 것이다.
포은아카데미 운영 활성화 방안에서도 이미 진행중인 프로그램이 다시 제안으로 거론되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는 평가이다.


현재 임고서원에서는 포은문화수련원을 개원하고 경북선비아카데미, 포은아카데미, 역사문화체험을 연계한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다. 적절한 예산이 투입되고 유능한 강사를 배치하기 위한 노력 또한 진행중이며 설문을 통하여 개선사항을 점검하고 지역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영천의 문화가 현재 전문가들의 컨설팅에 목마른 상태라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당면한 과제를 지역의 예술인들이 직접 풀기에는 역부족인 부분이 많다. 그러한 면에서 ‘29일 진행되었던 컨설팅이 특강을 줄이고 지역 문화예술인들과의 토론의 형식으로 진행되었다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날 컨설팅에 참석한 지역 문화인들은 지역의 형편을 전문가들이 듣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줄 것이라는, 그래서 어떠한 것이든 답을 얻어낼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혁신적인 컨설팅을 기대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장장 4시간동안 진행된 컨설팅을 마치고 조금은 실망하고 풀죽은 발걸음으로 귀가 길을 재촉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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