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천 시

오길리 오길숲 소나무 가족의 슬픈 이야기

영천시민신문기자 2013. 6. 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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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우린 이제 어딜가?

대창면 오길리 오길숲 소나무 가족의 슬픈이야기

 

 

대창면 오길리 채약산.용두산 입구 오길 숲에는 소나무 3대가 평화롭게 수백 년간 자자손손 살고 있었다.

2013년 5월 소나무 가족들에 엄청난 고통이 찾아 왔다.

멀리서 보는 아름다운 오길숲(차들이 보이는 곳), 뒤에는 용두산과 큰 채약산이 말없이 보고 있다

 

아들 소나무 : 아빠 사람들이 왜 이렇게 자주 들어오지, 보지 못한 사람들인데...

 

아빠 소나무 : 모르겠어. 잠깐 있어봐, 밧줄을 가지고 뭔가 이상하다. 수 백 년 지내도 이런 일은 없었는데, 뭐하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네. 할아버지에게 물어볼게.

 

 

산신령과 같이 수백 년된 인물좋은 소나무들이 대형 트럭으로 하나씩 나가고 있다 

 

아들 소나무 : 할아버진 조금 전 산책 가신다고 채약산에 가셨어, 산책하러 가셨다 우리 가족 먹을 산나물을 가져오신다고 말씀하셨어, 채약산 나물이 최고잖아.

 

아빠 소나무 : 그래 채약산 가셨어. 나도 수십 년 이 동네 있었는데, 어린이들이 소풍 온다거나 마을 사람들이 화합 모임을 여기서 하는 것 외에는 이런 일 본 적 없는데, 수상해. 엄마 어디 갔지.

 

말없이 슬픔을 간직한 수호신들

 

아들 소나무 : 동네 나갔어, 어 마침 들어오네.

 

엄마 소나무 : 여보 큰일 났어요. 우리가 팔려간대요. 이 터가 문중에서 묘지로 개발하기 위해 허가를 받았데요, 허가 구역 내 소나무는 모두 파서 멀리 팔아먹는다고 동네 사람들이 말하고 있어요. 정말 큰일이에요, 우린 이제 어떡하죠.

 

아프다고 말하는 소나무들의 슬픈 모습

 

아빠 소나무 : 뭐 그게 정말이야, 그럼 우리 가족은 ...

 

아들 소나무 : 엄마 난 어떻게 되는 거야, 그리고 아빠, 할아버지는 어떻게 되지, 저기 할아버지가 오시네요.

 

할아버지 소나무 : 왜 이리 시끄러워, 저기 저 사람들은 뭐야.

 

소나무 모습

 

엄마 소나무 : 아버님 여기 있는 우리 가족 모두가 팔려나간대요,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고요. 우리하고는 상의도 안 하고 저 사람들 마음대로 했데요, 나쁜 사람들이에요, 아주 나쁜 사람들, 아들.엄마 소나무는 흐느끼면서 사람들을 원망하고 있었다.

 

할아버지 소나무 : 어미야 너무 울지마라, 우리가 힘이 없어 그런걸 어떡하겠느냐.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마음에 준비를 해라, 동네 사람들에게 서운하네.

우리 가족들은 수백 년간 여기서 학생들 놀이터, 어른들 공원 등 온갖 역할을 다해줬는데, 우리가 어려우니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있는 것이 몹시 서운하네.

물질이 아무리 만능해 물질 만능주의라고 하지만 물질보다 우선하는 게 있지.

봄이면 새들의 소리, 여름이면 태양과 비, 가을이면 바람과 천둥, 겨울이면 하얀 눈 이런 것은 물질로서도 도저히 살 수 없지, 이것은 행복한 나라에서만 볼 수 있지.

 

소나무들이 작업되는 모습

 

아빠 소나무 : (그저 흐느끼면서 울분에 차 있다.)

 

할아버지 소나무 : 아비야 울분을 가라앉히고 마음의 평정을 찾아라, 이제 행복의 나라는 없는 거다. 손에 손잡고 산들바람 맞으며 채약산 나들이 다니던 행복한 때를 기억하면서, 그리고 몇해전 어느 면장이 여기에 "아름다운 숲 조성" 계획을 발표했을때 우리가 기뻐했지 당시의 행복한때를 기억하면서...

내가 너희를 지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구나...

할아버지 소나무는 말없이 돌아서 채약산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훔치자 주변엔 벌써 어둠이 찾아왔다.

 

 

동네 사람들 : 할아버지 미안해요, 지켜주지 못해서요, 천벌 받을 것입니다. (하나 둘 사라진다, 채약산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오길 숲

 

재앙이 무서운지 재앙을 막으려는 의식을 한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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