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형 중학교, 소규모 학교 통폐합 돌파구 될까?
영천시 4개 중학구 통폐합
영천지역이 경북 최초로 기숙형 공립중학교를 설립하게 된다. 농촌 소규모 학교의 대안으로 농촌지역에 기숙형 공립중학교를 설립하여 교육환경 개선으로 타지역으로 이탈하는 학생을 줄임으로써 농촌지역 학교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또 인성교육, 특기교육, 공동체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다양하고 풍부한 교육적 경험 제공하고 교육경쟁력 확보로 농촌지역 우수인재 육성·배출한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그러나 사라지는 소규모 학교로 소외지역은 더욱 교육환경이 열악해지는 것도 분명하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기숙형 공립중학교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소외지역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대안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2012년부터 전국적으로 기숙형 공립중학교가 이슈화 되고 있다. 특히 영천처럼 농촌 소규모학교가 많은 곳은 교육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기숙형 중학교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충북 보은군의 속리산중학교가 전국 최초 기숙형 공립 중학교로 개교하면서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에 영천교육지원청과 영천시도 2012년 8월12일 김영석 시장, 이재현 교육지원청 과장, 행정기관 관계자와 대상학교 학부모 및 총동창회를 비롯해 지역 교육관계자 80여명이 속리산중학교를 견학하기도 했다.
기숙형 공립중학교가 이슈화 되면서 경북에서도 영천을 비롯해 의성군, 울릉군, 군위군 등 농촌소규모학교가 많은 곳에서 기숙형 공립중학교를 추진 중이며 현재 부지선정까지 결정하고 빠르게 추진하는 곳은 영천이다.
기숙형 공립중학교 추진배경을 보면 지식기반사회에서 획일적이고 정형화된 교육체제에서 다양화, 특성화된 교육체제로의 변화가 불가피하고 학생,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학교교육체제의 정립과 운영이 필요한 것을 알고 시작했다.
또 학령인구의 지속적 감소, 도시지역으로의 학생이동 심화,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급증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출산율 저하 및 학령인구 감소로 소규모학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소규모학교의 교육여건 악화로 적정규모 학교 육성을 통한 농촌 지역 학교의 활성화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영천지역 공립중학교 현황(2012년 3월1일자)을 보면 영천중, 영천여중, 청통중, 신녕중, 화산중, 자천중, 임고중, 고경중, 영안중, 영창중, 금호여중 등 11개교이며 전체 64학급, 1,560명의 학생이 있다. 이 가운데 소규모 공립중학교(3학급 이하·60명 이하 학교)는 7개교로 64%에 달했다.
이 같은 현실에 영천교육지원청은 2012년 7월 설립추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8월에 영안중, 자천중, 임고중, 고경중 4개 중학구에 설립추진 계획을 통보했다.
2012년 8월 4개 중학구 초5·6학년과 중1 학부모를 대상으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기숙형 공립중학교 설립 찬성이 고경중학구가 95.5%, 임고중학구가 87.8%, 영창중학구가 77.3%, 자천중학구가 80.8%로 전체찬성률이 85.6%에 달했다. 주민들의 찬성률이 과반수를 넘어 시의회 간담회(2012년 7월), 설립 추진위원회 위원 구성(2012년 8월), 설립 의견조사서 확정(2012년 8월)을 거쳐 기숙형 공립중학교가 빠르게 추진되었다.
가칭 영천별빛중학교(기숙형 공립중학교)의 가장 중요한 사항은 부지선정이다.
부지선정을 위해 2012년 9월 위치선정위원회(위원장 황정욱) 42명을 구성하여 1인2표제로 가장 많은 표를 획득한 지역으로 부지선정을 하기로 했다. 투표결과 고경중학구 27표, 영창중학구 21표, 자천중학구 21표, 임고중학구 13표를 각각 획득하여 최종위치로 고경중학구가 결정됐다.
이후 2012년 9월에 기숙형중학교 위치선정위원회 결과를 통보하고 재정 투·융자 심사자료를 제출했다. 이로써 3개월간에 걸친 기숙형 공립중학교 설립계획이 확정됐다.
2013년에 접어들면서 교육과학기술부 재정 투·융자 심사를 1월에 가졌고 현재는 교육환경영향평가, 토지매입, 도시관리계획시설결정, 시설설계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올해 9월 시설사업 착공에 들어가 2014년 10월 전체준공을 계획하고 있다.
기숙형 중학교 영천별빛중학교가 들어서게될 고경면 해선리 일대
240여억원으로 설립되는 영천별빛중학교는 새로운 부지에 기숙형 공립중학교를 신설함에 따라 현대화된 시설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교육력 향상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생·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취지다.
또 기숙사 생활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독립성과 자율성 신장으로 공동체의식, 자주적·민주적 의식 함양 및 스스로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등 공교육에서 찾을 수 있도록 성공모형을 제시하게 된다.
이와 함께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를 학급수, 학생수에 따른 행정구역 위주의 1대1 통·폐합보다는 지역의 교육 인프라 개선으로 도·농간 교육격차 해소 및 학생의 타지역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방향 제시를 하기 위함이다.
이렇듯 기숙형 공립중학교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반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먼저 통폐합 되어 학교가 없어지는 지역은 교육환경 붕괴로 농촌사회가 더 피폐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기존의 어린 학생들이 새로운 환경적응에 대한 우려와 기숙사 생활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너무 급하게 서두르는 것 같다.” “기숙형 중학교가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 다른 대안도 필요하다.” 등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찬성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농촌학교의 소규모화로 복식수업, 비전공교사 수업 등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어려웠지만 기숙형공립중학교로 해결될 수 있다.” “또래집단 형성 기회부족으로 사회성, 협동의식 등 인성교육 한계, 방과후교육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하게 된다.” 등을 주장했다.
이처럼 농촌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여 만들어지는 기숙형 공립중학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통한 적정규모 학교 육성 및 재배치를 추진 중에 있으며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따른 학교운영비(인건비, 운영비) 절감으로 재정운영의 효율성 제고, 농촌 학교 활성화로 농촌 인구의 도시 이탈 방지를 막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기존의 학교조차 통폐합되는 지역이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어린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새롭게 설립되는 영천별빛중학교가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안게 된다.
다음호에는 4개 중학구의 학교장 및 교육관계자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한다.
본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받아 취재했다.
김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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