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고서원. 최무선과학관 2쌍 결혼식 거행
전통문화와 관광 효과 뛰어나
결혼시즌을 맞이해 지역의 임고서원과 최무선과학관이 전통혼례와 야외예식장으로 활용되면서 이곳을 지나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붙들고 있다. 선현들의 얼과 역사가 숨 쉬고 있는 문화유적지에서의 이채로운 결혼식이 영천 관광의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임고서원 전통혼례
지난 21일 12시 임고서원 홍문당 앞뜰에서 사물놀이패의 신명나는 한판 춤사위가 펼쳐졌다. 때마침 서원 앞을 지나는 관광객들도 이 흥겨운 광경을 지켜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바로 전통혼례의 분위기를 돋우기 위한 식전 행사다. 일본에서 태권도 도장을 경영하는 신랑 권도형(30)군이 신부 카도와키하루카(30)양을 위해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 위해 마련한 전통혼례다.
풍물패가 모여든 구경꾼들을 이끌고 흥문당 안쪽으로 들어가자 이미 마당 가운데는 전통혼례 준비가 되어 있었다. 돗자리 가운데는 키다리 상이 놓여있고 암·수 닭 두 마리가 대나무 잎 사이에서 휘황찬란한 오색 띠를 머리에 이고 하객들을 맞이했다. 이채로운 광경에 관광객들은 가족이 되어 전통혼례라는 또 다른 볼거리에 아예 발이 묶여버린 것이다. ‘신랑 출’이라는 사회자의 힘찬 목소리의 시작과 함께 하객들은 이미 돌아갈 타이밍을 놓치고 전통혼례에 푹 빠져들었다.
신랑 신부가 정결한 몸가짐으로 혼례에 임한다는 의미로 손을 씻는 장면이나 신랑의 사모관대, 신부의 원삼 족두리에 연지곤지를 찍은 우아한 모습은 하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도 남았다. 참석자 모두 기존 예식에 식상한 탓인지 칭찬과 감탄의 연발이었다.
남의 나라 옛 전통을 맞이한 신부 하루카양은 “힘들었지만 시댁나라의 신기한 전통의식이 너무 아름답다.”며 기뻐했다.
이날 일본에서는 10여명의 축하객이 내방 했으며 대구, 포항, 울산 등지에서 50여명의 하객이 참여했다. 모두 관광객을 포함한 350여명의 관객들이 한국적 전통축제를 즐겼다.
◆최무선과학관 야외결혼식
임고서원 전통혼례와 같은 날 같은 시각 최무선과학관 앞뜰 분수대 광장에서는 야외 예식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과학관이 자리한 구 창산초등학교가 모교이면서 지역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있는 신랑 김상호(50)씨와 신부 박영희(50)씨의 결혼식이다. 서원의 전통혼례와 함께 과학관의 야외결혼식은 두 문화재 완공이후 처음으로 결혼식 행사를 치른 것이다.
신랑 김상호 씨는 “늦은 만혼식 인데다가 지역 주민들께 큰 불편 없도록 간략한 국수 한 그릇을 대접하는 예를 갖추기 위해 이곳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곳 과학관의 결혼식에서는 주례사가 없고 지인의 축사와 축시가 낭독됐다. 만혼인 만큼 두 신랑 신부의 여유로움도 볼 수 있었다. 젊은이들의 결혼식이었다면 떨려서 간혹 실수도 발생 하건만 이곳 분위기는 오히려 푸근하고 여유로운 웃음들이 하객들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전통 혼례는 아니지만 지역 선현의 얼을 기리는 장소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 있는 결혼식이 되었다.
임고서원의 전통혼례는 관광객이 하객이 되었지만 이곳 과학관의 결혼식은 오히려 반대가 되었다. 하객으로 참여석한 400여명의 축하객이 오히려 최무선과학관의 전시관을 둘러보는 관광객이 된 것이다. 이날 이곳을 찾은 하객들은 멀리 서울, 성주, 안동, 등에서 100여명이 찾아왔다. 결과적으로 과학관을 알리는 홍보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문화재를 결혼식장으로
임고서원은 포은 선생의 충효사상을 재조명하고 새로운 문화관광자원화를 위해 추진됐다. 200여억원을 들여 7년간 공사 끝에 지난 6월 24일 완공했다. 2018년까지 5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단계사업을 추진하며 유허비 정비, 충효문화수련원 건립, 테마파크를 조성하게 된다.
최무선 과학관은 최 장군의 업적과 과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41481㎡부지에 연면적 1543㎡의 규모로 지난해 10월 준공했다.
두 문화재에 투자된 예산만도 1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사용된 예산만큼 큰 기대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번 전통, 야외 결혼식을 보듯이 이들 역사적 인물을 재조명한 유적지를 아예 결혼식장으로 활용할 기획안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결혼식으로 두 문화재를 알리는데 예산 들이지 않고 이만한 홍보 꺼리도 별반 없다. 일부 혼례에 필요한 간단한 시설용품 즉, 음향시설과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전통혼례용품 등을 시가 부담하고 또 향교 등에서는 의전을 봉사하면 된다. 임고서원의 경우 충효관 내에 40~50여명이 동시에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완비되어 있다. 문화재 관람이나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선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시민들은 “결혼식에는 친인척 등 타 지역 하객들도 많이 참석한다. 수많은 예산을 들여 관광객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이러한 다양한 이색 결혼식 등 또 다른 홍보 전략이 절실해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장지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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