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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저격 마케팅으로 운영… 30년 침구류 전문업체 외길 인생

영천시민신문기자 2020. 4. 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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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저격 마케팅으로 운영… 30년 침구류 전문업체 외길 인생
세사리빙 영천점 김정순·정극진 부부




30년 이상 침구류 전문업체로 한 길을 걸어온 김정순·정극진 씨 부부는 현재 야사동에 소재하는 ‘세사리빙 영천점’을 운영하고 있다.
김정순 대표는 20대 중반이던 30여 년 전, 언니와 함께 침구를 판매했다. 언니가 결혼과 동시에 따로 부산에서 침구업체를 차렸고 자신도 결혼을 통해 남편과 함께 창구동에서 ‘황금이불’ 이라는 상호로 첫 업장을 열어 본격적인 개인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머리를 열었다.


김정순 대표는 “처음엔 참 고생도 많았죠. 당시에는 30평 남짓한 가게로 운영했는데 침구를 다루는 업자들은 모든 품목을 일일이 손바느질로 만들었기 때문에 손이 남아나질 않았어요. 주문을 받게 되면 제날짜를 맞추기 위해 밤을 꼬박 새기도 했는데. 지금은 누구도 이불이나 커튼을 손바느질로 만들지는 않지만 그런 과정들이 있어서 침구를 만드는 천 재료 혹은 기성품만 딱 봐도 제품의 질이나 원단에 대해 훤히 알 수 있게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매장의 제품이나 판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업장에서 여러 가지 브랜드의 물건을 다뤘다며 “면종류 침구 혹은 일반 시장에서 떼온 물건도 구비해서 판매해 보았는데 최근 소비자들의 욕구 트렌트에 맞춰 기능성 침구를 취급하게 됐어요.”라며 ‘세사리빙’ 이라는 기능성 침구 브랜드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먼지와 냄새가 없고 진드기가 살 수 없는 침구입니다. 근래 침구매장은 시장물건으로 버티지 못해요. 요즘아이들은 대부분 비염이나 아토피, 천식 등 질병 같지 않은 질병을 적어도 하나씩은 안고 태어나는 것 같아요. 기능성 침구로 이런 부분에서 효과를 보았다는 고객들도 더러 있었기 때문에 저도 확신하게 됐어요.” 김 대표는 판매제품에 대해 자신에 찬 소개를 이어갔다.



평범하지만 편안한 인상을 주는 김정순 대표는 인생에 있어 큰 욕심이나 소신이라 할 것은 없다고 하면서도, 평범한 가운데 행복을 느끼고 열심히 하는 만큼의 대가를 바라고 얻어지는 것에 감사하며 산다고 전했다. 덧붙여 과한 욕심을 내지 않고 정직하게 살았더니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 같다고도 했다. 소소하고도 당연한 말 같지만 그 또한 쉽지 않은 낙천가의 말이다.


김 대표는 “초창기에는 손으로 이불이나 커튼 등 침구종류는 모두 만들었는데 세 들어 사는 세입자의 마음, 또 어린애들을 키우며 일에 몰두하던 것, 주문날짜를 맞추기 위해 밤을 새며 바느질을 하던 것이 모두 새록새록 기억에 남아있어요. 그때에 비하면 좋은 브랜드의 물건을 받아 잘 소개해주고 알맞은 가격에 판매만 하면 되니까 지금은 전혀 힘든지 몰라요.”라고 설명했다.


지역의 침구전문업체는 10여개 가량 되지만 협회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다만 세사리빙 대리점의 체계가 잘 되어 있어 혹시 자신의 매장에 필요한 물건이 매진되었을 때 본사에서 구하지 못하더라도 타 지역 매장에서 남는 물건을 공수해 올 수 있는 정보공유화·시스템화 된 것이 매우 좋은 점이라 했다. 매장에서 부인인 김정순 씨는 이불 등 침구류를 전담하고 남편인 정극진 씨는 커튼을 도맡아 판매하는 모양으로 나름대로는 전문분야가 정해져 있다. 지역사회에서의 여러 활동은 매장에 늘 매여 있어야 하는 부인보다 조금은 자유로운 남편의 몫이라 한다.


정극진  김정순 부부 세사리빙 영천점



정극진 씨는 영천소방서 의용소방대 대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으며 동부동 9통 통장으로 일하고 있다. “대게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문어발 활동을 많이 해서 이를 통해 고객도 확보한다는 말들을 하지만 저는 절대 그렇지 않아요. 정말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를 통해 지역민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러 활동을 시작했는데 하나의 활동이 또 다른 활동을 낳는 것처럼 저를 원하는 곳이 많아지더라고요.”라 풀어놓는 남편이다.


올해 2월 중반을 넘어서며 코로나19 사태로 일주일간 가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고 다시 문을 열었지만 매출이 50% 이상 감소하는 결과를 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래도 영천은 초기 대응이 성공해서 빨리 정상화되는 듯하고 조금씩 고객들이 찾아주는 것으로 봐서 차차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버리지 않고 있다는 부부.


지역사회에서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조금이나마 지역에 환원하겠다는 마음으로 매년 1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한 것이 5년째다.


남편인 정극진 씨는 “집사람이 가게를 비울 수 없지만 지역을 위해 무엇이라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장학금기탁을 선택했는데 처음에 실천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솔직히 말해서 처음 고민을 시작하고 결심을 굳히기까지 몇 년 걸린 것 같아요. 하지만 최초 기탁하고 나서 참 기분이 좋더니 그 다음부터는 당연한 환원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는 우리 김정순 대표는 진짜 여장부에요.”라고 말했다.


부인자랑을 아끼지 않는 남편이지만 부창부수라고 부부가 닮은꼴이다. 김 대표는 지역장애인복지관과 동주민센터에도 마음과 정성을 전하고 있기도 했다.


만약 침구에 관심을 갖고 창업을 하려는 젊은이들이 있다면 “옛날에는 미싱기술이나 손바느질 능력이 있어야 했지만 지금은 그런 개인기를 필요로 하지는 않아서 특별하게 전수해줄 것은 없어요. 단지 이불이나 원단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고 있다면 유리할 것이고 다른 매장에서 익혀서 업을 시작한다면 실패확률이 적어지겠죠. 또 장사는 서비스업과 연결되어 있으니 손님을 응대하는 법도 익혀두면 좋을 것 같네요.”라 전했다.


이곳만 찾는 30년 단골손님도 많다. 한번은 부산에서 혼수품 이불을 구매하기 위해 찾았다가 주인이 없는 반나절을 기다려 물건을 구입한 경우, 또 창구동에서 이전한 장소를 못 찾아 택시를 타고 수소문하다가 겨우 찾았다며 반가워하던 고객들에 대한 일화도 털어놓았다.


소비자가 침구를 구입할 때 그저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자의 취향, 혹여 비염 아토피 증상이 있는가에 대해 꼼꼼히 질문한 뒤 맞춤형 제품을 권한다. 한마디로 소비자의 취향저격 마케팅이 고객만족도를 올리는 그녀의 장사비법인 것이다.
박순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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