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천 시

학생기가가 본 선거, 당선자에 바란다

영천시민신문기자 2018. 6. 1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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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기가가 본 선거, 당선자에 바란다



수년간 보수 정당공천만 받으면 시장이나 시의원으로 당선되었던 영천의 선거지형이 이번 6·13 지방선거를 계기로 변화했다. 영천시장으로 당선된 무소속 최기문 후보는 45.6%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필자는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제껏 보수적인 TK지역에서도 더욱 강한 보수 성향을 보이는 영천에서는 항상 보수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후보가 누구인지에 상관없이 당선이 확실시되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정당의 이미지에 근거해서만 투표에 참여하는 비합리적인 행태가 한층 누그러진 것 같다.


필자는 아직 만18세인 고등학교 3학년이라 유권자가 아니지만 나름대로 정치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학생으로서 이번 지방선거를 특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지켜보았다. 최근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에 이어진 북미정상회담으로 국정 지지도와 여당 지지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추세가 과연 영천의 정치판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름대로 후보들의 정책 공약집도 살펴보고 대구MBC 영천시장 토론회도 챙겨 보는 등 어떤 분이 영천을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 수 있는 분일까를 고민했다.


최기문 영천시장 당선인이 꽃다발을 받고 지지자들과 기뻐하고 있다



최기문 시장당선자의 공약은 주로 대기업 투자유치를 통해 지역 내 일자리와 인구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물론 대기업 투자유치는 지역경제 살리기에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 되는 방안이다. 이것은 구미와 포항이 증명한다. 구미는 삼성과 LG, 포항은 포스코와 같은 대기업이 위치해있어서 고급인력이 확보되어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교육수준 또한 경북의 타 지역보다 우수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대기업에 의존해서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고자하는 공약은 위험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최근 대한민국의 산업메카, 구미시의 몰락 때문이다. 구미시는 지역경제를 지탱해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해외로 떠나가면서 상반기와 하반기 실업률이 각각 4.4%와 4.3%로 실업률이 경북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대기업 이전으로 지역경제도 파탄났다.


따라서 필자는 대기업 투자 유치 혹은 대기업 유치를 성공시키는 데 현안이 되기보다는 지역 자체 경제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방중심의 관광테마파크인 한의마을과 경마공원 등을 기존의 지역이미지와 결부시켜 지역 내 소·상공인들과 협력하는 방안이 단기적으로는 눈에 띄는 결과를 가져올 수 없을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지역 주민들이 행복해지는 지역경제성장 정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천 같은 자본력도, 노동력도 풍부하지 않은 도시는 관광지역으로 거듭나는 방법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영천은 교통·물류의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다. 때문에 관광사업 조성만 잘 한다면 관광객 유치 저절로 성공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학생의 신분으로서 ‘최적의 교육환경을 갖춘 고장’ 공약을 살펴보았다.
적성·취향·가정형편에 따른 최적의 교육환경조성, 명문교 육성지원, 초중고 전면 무상급식, 모든 시민을 위한 평생교육 시스템 마련, 시 장학지원혜택이 모든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기반구축 등이 시장의 공약인데 아쉬움이 들었다. 영천교육의 문제는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것이다. 지역 내 직업군이 다양하지 않다보니 학생들이 진로에 관련해서 얻은 유용한 정보들이 제한적이다. 최근에 자유학기제 도입으로 상당수의 학교가 진로관련 체험활동을 많이 하지만 지역에 체험할 수 있는 거리가 다채롭지 않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형식적으로만 교육방침을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또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받을 기회가 극히 제한적이다. 영천은 교육특구인 대구와 인접한 도시여서 ‘여기에 좋은 선생님이 없어도 가까운 대구에 가면 천지 삐까리다’ 같은 풍토가 있다. 만약 영천이 섬이라면 어떻게든 섬 안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하겠지만 주변에 대구라는 사교육에 특화된 도시가 있다 보니 ‘잘 안되면 대구 간다’라는 생각이 교육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또한 문화·예술 인프라가 구축되지 못해 문화생활을 즐기기도 어렵다. 그러니 젊은 사람들은 주말마다 대구로 나가서 소비생활을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학생들에게 영천은 지루한 도시이다.


내가 꿈꾸는 영천은 소박하지만 이야기 거리가 많은 아담하고 담백한 도시이다. 꼭 지상철도가 놓여있고 높은 마천루가 즐비한 도시만이 사람들이 선호하는 도시는 아니다. 시골이어도, 농촌이어도 그들만의 문화를 잘 가꾸고 향유하여 다른 지역과는 다른 특색을 지닌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영천에 사는 사람들 중에 타지 사람들이 “어디에서 오셨어요?”라고 물었을 때 그냥 “대구에서 왔어요” 혹은 “대구 근처에 살아요”라고 대충 얼버무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는 ‘영천’이라는 지역이 국내에서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에 청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주변 대도시의 위상을 빌려 자신의 거주지를 설명하려는 의도이기도 하지만 저변에는 영천을 조금은 부끄러워하는 의식도 잠재해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영천이 부끄럽지 않은 도시가 되길 고대한다. 필자는 새로 당선된 시장께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시민이 행복한 영천을 가꾸어 나가는데 이바지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영천을 응원하고 지지할 것이다. 시장님, 부탁드립니다. 영천을 떠나고 싶지 않은 도시로 만들어 주십시오.
최지연 학생기자(성남여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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