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천 시

‘진사, 생원 납시오~’… 지역 고교생 전통과거시험 재현

영천시민신문기자 2017. 7. 24. 14:30
반응형


           ‘진사, 생원 납시오~’… 지역 고교생 전통과거시험 재현
                             정요요·요순 남매 장원급제



영천향교(전교 김달헌)에서는 지난 15, 16일 이틀간 영천관내 5개 고교생 50명을 대상으로  ‘진사, 생원 납시오~’ 전통과거시험을 재현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전통 과거시험을 재현함으로써 지역 청소년들에게 전통학문과 잊혀 가는 유교문화의 이해를 돕고 지역문화재인 향교를 활용하는데 취지를 두고 있다. 영천향교는 2015년부터 문화재청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살아 숨쉬는 향교서원 만들기 사업 가운데 하나인 ‘영천향교에서 선비를 만나다’ 프로그램의 일부로 과거시험을 진행해오고 있다.


먼저, 첫날인 15일 절차에 따라 사조단자로 신분확인을 하는 서류심사를 거쳐 과거예비시험인 조흘강, 1차 관문인 생원·진사초시, 2차 생원·진사복시를 치른 뒤 30명을 선발했다. 1차 선발된 학생들은 향교고택숙박체험을 할 수 있는 특혜를 누렸다.


이튿날인 16일 최종시험을 통해 10명의 입격자를 선발하고 연회를 베푼 뒤 시상식을 가졌다. 과거시험 응시생 가운데 진사시 장원은 성남여고 정요요(3학년)양, 생원시 장원은 영동고 정요순(2학년)군이 차지했는데 두 학생은 남매간으로 평소 할아버지로부터 한자와 예절교육을 많이 받았다고 전해 더욱 큰 박수갈채와 축하를 받기도 했다.



성남여고 정요요 양은 “향교체험도 과거시험도 모두 처음 접해봤어요. 하지만 이틀간 생활하면서 친근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느꼈고 조상들의 삶, 과거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응시자 모두 시험을 잘 치룬 것 같았는데 제가 운이 조금 더 좋았던 거라 생각해요.”라 소감을 밝혔다. 올해는 특히 지도자상 시상도 진행되어 최다 합격생이 배출된 영동고의 김태년(한문) 담당교사에게 지도자상을 수여했다.


김태년 교사는 “우리의 전통과 맥을 함께 하는 한자는 학생들의 어휘력 향상에도 큰 도움을 주는 학문이지만 자꾸 멀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지난해에 이어 우리 학생들이 꾸준히 관심과 실력을 뽐내고 있어 교사로서 매우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앞으로 한자공부에 더 매진할 것 같네요.”라 인사했다.


김달헌 전교는 “선비는 학문이나 체험을 통해 지식의 양적인 축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를 확신하고 실천하는 인격적 성취에 목적을 두는 사람이다.”며 “지역 학생들이 이기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공적인 도리나 사회전체를 위하여 헌신하는 자세를 가진 선비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조선시대에는 진사생원과는 유교적 지식을 중심으로 고급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시험으로 소과에서 진사와 생원을 뽑는 시험이 따로 있었으며 소과 합격자들은 성균관에 입학하거나 대과에 응시 할 수 있었다. 또 생원과는 사서오경 유교경전에 대한 시제를, 진사과는 시(時), 부(賦)로 문예 창작능력을 시험하며 통과하면 생원이나 진사의 칭호를 얻는다.


한편 영천향교는 문화재청의 향교 활용사업을 통해 국가지정 보물로 지정돼 있는 영천향교의 기능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고 시민들에게 가까운 향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천향교에서 선비를 만나다’ 사업의 전통 성년례 체험, 모의 소과 재현(과거시험 재현), 석전대제 체험, 향교에서의 하룻밤(선비의 일과 체험), 어린이 인성예절교육, 문화재 유적탐방(조선통신사 사행로 탐방), 국악과 만나는 인문학 등 모든 연령대를 포함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많은 시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박순하 시민기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