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한송이 만원… 일본책 번역본 읽으며 재배
북안면 청포도농가 김동섭 씨
북안면 신리마을의 명신포도농원에는 아주 특별한 포도가 출하된다. 한송이를 두 손으로 감쌀 수 없는 큰 포도송이의 주인공은 바로 ‘샤인 머스캣’이라는 청포도이다. 포도나무 가지에 빼곡이 들어찬 포도 한송이의 무게는 700g부터1,200g까지 나간다.
농장주인 김동섭(47)씨는 경운기사고를 당한 아버지를 대신해 농사를 조금씩 시작, 18년차 농부가 되었다. 김동섭씨가 “1만3860㎡(4200평)포도밭 중 1,980㎡(600평)에 샤인 머스캣을 심은 것이 지난해였고 올해 처음 열매가 열렸는데 기대이상으로 성공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칠레산 청포도가 보급되고 국내 소비시장도 청포도 위주고 갈 것이라 예상했다.”며 청포도 농사를 시작한 계기를 풀어놓았다.
농민사관학교를 1기생으로 수료했고 일본 나가노와 야마나시현 등지에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으며 국내 선도 농가가 재배하고 있다면 반드시 찾아가 배워 품종선택에 이르렀다. 품종 구하기도 쉽지않았는데 막상 제품을 출하해보니 예상외로 수요가 좋아 한시름 놓았다고 한다.
청포도 샤인머스캣을 따는 김동섭씨
“청포도 첫 출하때 경매시장에 2kg상자가 1만8,000원에 책정되었는데 두송이로 무게를 맞췄다. 하지만 큰 송이가 많아 무게를 맞춰넣기 힘들어 다시 4kg상자에 4~5송이를 채워 보냈더니 경매가격이 4만5,000원까지 나와서 좀 놀랍긴 했는데 자신감도 생기고 무척 기분 좋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샤인 머스캣은 머스캣(청포도종류)향이 풍부하고 알이 굵어 씹는 식감도 좋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21브릭스의 당도로 달콤하고 맛있는 청포도이다. 특히 가격이 포도 한송이에 만원으로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일으킬 만한 이야기인 것이다.
주인장에게 샤인 머스캣을 키우는 노하우를 물었다. “일본에서 들어온 책의 번역본에 설명되어 있는 것을 읽었고 거봉과 비슷한 방법으로 키우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면서 “송이를 800g으로 맞추려고 했는데 포도알이 생각보다 굵어 무게가 더 나갔다.”고 했다. 또, “포도는 비에 약한데 샤인머스캣은 특히 비가림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러고 보니 비가림 시설이 완벽하게 되어있어 마치 하우스내부에 들어선 것같이 느껴졌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농사자료집 혹은 월간지를 수시로 읽고 공부하며 앞으로 청포도 농사가 잘 될 것이라고 스스로 새기고 있었다.
김 씨의 포도는 약간의 청포도 외에는 전부 거봉품종이고 평균 연매출 1억원 가량이다. 한 송이 만원짜리 포도이야기를 풍문으로 듣고 방문한 날, 때마침 영천시 귀농인작목반 6명이 농장을 찾아와 있었다. 그들은 “1년 만에 나무가 이렇게 튼실하게 잘 자라있는 건 처음 본다.”라며 “나무의 마디 사이(열관)가 보통은 길게 빠지는데 간격이 짧고 건강하게 키운 기술이 무척 궁금하다.”고 했다.
농장주는 “주인의 정성을 알고 나무들이 알아서 잘 자라주었나 보다 특별히 다르게 해 준 것은 없다.”고 대답했다. 그동안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되는 포도교육은 모두 참가했고 마이스터 대학 1기생으로 수료했으며 영천과 김천, 상주, 경산 등지와 지역간 교류를 통해 기술을 많이 습득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이야기로 마무리했다. 예년까지는 1980㎡면적에서 800만원 되던 소득을 2000만원으로 올리게 되었으니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포도의 질이 좋아져 거봉의 시중가격도 다른 농가보다 높게 받고 있다.”고 동섭씨는 말했다.
자연속에서 맛있는 포도를 만들자는 것이 그의 신조다. “어린 포도를 따내는 일은 절대 없다.”“완숙되어 당이오르고 산도가 모두 떨어져 최고로 맛있는 포도가 되었을 때 출하하는 정직한 포도농군으로 남을 겁니다.”그의 인터뷰 마지막 인사였다.
박순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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