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고면 평천1리 마을
딸기농사로 부노의 꿈 이뤄
커다란 바둑판처럼 정돈된 농로를 지나다 보면 마을 딸기 집하장 건물과 맞은편에 긴 세월의 흔적을 말하듯 고즈넉한 기와집이 있다. 동래정씨의 재실이 마을의 터줏대감인양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넓게 펼쳐진 딸기하우스가 눈앞에 펼쳐지는 평천1리 마을은 임천과 평천 두 개의 자연부락으로 형성된 마을이다. 들 가운데 샘이 있어서 평천으로 불리어 왔고 오래전 계속된 가뭄에 마을식수가 고갈상태에 이르렀을 때도 들판 아무 곳에나 우물을 파면 물이 잘나왔다고 붙여진 이름이라 전해진다. 약 65가구, 120여명의 주민들이 사는데 딸기, 마늘, 양파가 주요 작물이다. 주민 이기영(66)씨는 “연간 마을의 딸기 소득은 어림잡아도 4억원 가량 되고 마늘과 양파는 대충 3억정도 될 것이다.”고 말했다. 농산물은 농협중앙회 대구 공판장에 위탁판매를 하고 있지만 딸기가 나오는 철이 되면 개별 소비자들이 직접 하우스를 방문해 사가려고 문턱이 닳을 지경이라고 주민들은 말했다.
주민 정현기(64)씨는 “소량으로 파는 것이 귀찮기는 하지만 소문을 듣고 먼 거리에서도 찾아오는 손님이라 내칠 수 없어 그냥 즉석에서 따서 팔고 있다.”며 넉넉한 인심도 엿보였다. 마을에서 남아 전해지는 전통은 없지만 5월 어버이날 경로잔치는 빠뜨리지 않는다고 한다. 마을이 포항 영일만 로타리 클럽(회장 서종락)과 자매결연을 맺은 것이 2007년의 일로 매년 주민 위안잔치를 대접받고 있었다. 마을에서도 로타리클럽의 회장단 교체시기에 딸기와 농산물을 선물로 보내 서로 친선교류가 활발한 상태이다.
마을주민들이 모여 기념사진을 한 모습
작년에는 영일만 로타리회원 50여명이 마을의 딸기 집하장을 방문해 어르신 120여명에게 정성스레 마련한 음식을 대접해 주민들은 입을 모아 자랑했다. 이 외에도 한방의료봉사나 농기계수리, 영정 사진촬영, 경로당 가전제품 전달 등 매년 마을로 찾아와 봉사활동을 펼치며 농촌 어르신들의 무료한 일상에 큰 위안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마을의 경로당은 건강과 휴식공간을 겸한 장소로 지난 2008년 연말에 준공되어 당시에 주민한마당 잔치가 열리기도 했는데, 대대적인 구조 변경으로 새롭게 태어난 경로당을 두고 정혜경 이장은 “낡고 협소한 건물에 모두 모여 회의를 하기도 힘들었는데 현대식 건물로 거듭나 어르신들이 편리해져 무엇보다 기뻤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마을의 크고 작은 일들을 대부분 주관하는 노인회의 서규석(78)회장, 이순이(65)부녀회장 그리고 정헌기(66)청년회장이 봉사를 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떠나갔지만 부모가 마을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마을에 살지는 않아도 대부분 청년회에 가입되어 마을에 일이 생길 때 어김없이 참여해 도와주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주민 김희석(72)씨는 “딸기가 우리 주민 모두를 먹여 살리고 있는 것 같다.”며 “딸기덕분에 잘 먹고 잘 산다.”고 해서 모두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고, 주민 최남석(69)씨는 “정혜경 이장이 여성이라 그런지 섬세하고 이것저것 잘 살펴 마을 발전을 위해 무척 노력하는 모습이 고맙다.”고 칭찬했다.
출향인사는 정종학 전 대구영남대학병원 의과대학장보, 이기찬 전 코오롱관광 사장, 정성미 대구 영남대학병원 마취과 의사, 정형기 영천농업기술센터 직원 등이 있다.
박순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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