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천 시

고철 팔아 경로당에 고구마 선물한 사나이

영천시민신문기자 2013. 10. 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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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철 팔아 경로당에 고구마 선물한 사나이

 

 

지난 9월 27일 서부동주민센터는 갑작스레 부산해졌다. 고구마 16박스와 고추 15근을 내려놓고 순식간에 사라진 주민 때문이었다. 기실 그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효성이발소(성내동) 정두한씨이다. 그는 2010년 자원봉사 대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고구마 16박스는 서부동 관내 16개의 경로당에 한 개씩 전달하기 위해 숫자를 맞춰온 것이다. 고추는 11월 서부동에서 실시하는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 때 쓸 예정이다.
정두한씨의 허름한 이발소를 찾아가 보았다. 이발소가 사양산업이기는 하나 이곳은 손님이 쏠쏠하게 든다고 한다.


효성이발소의 비밀은 뒷마당에 있다. 그곳에 녹슨 자전거, 냄비뚜껑, 고장난 가스레인지, 철제서랍 등이 수북이 쌓여 있다.
“고철을 팔아서 고구마를 산거죠. 내가 큰돈이 있어서 뭉텅뭉텅 이웃을 도울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형편은 아니잖아요. 새벽에 일어나 고철을 주우러 가기도 하고, 내가 고물모우는 걸 알고 지인들이 많이 도와줘요.”

고철을 정리하며 활짝 웃고 있는 정두한씨


수거해온 고철은 다 분리를 해서 팔아야 제 값을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그의 이발소 한편에는 쇠를 다루는 장비들이 한 뭉터기 쌓여있다. 고물을 분리하다가 가끔 손을 다치기도 한다는 정두한씨.
자연보호 서부동 사무국장을 맡고 있기도 한 정씨는 고물 모으기는 물론 교통봉사, 이발봉사, 기부 등 봉사형태 또한 다양하다. 교통봉사는 26년째 이어오고 있고 이발봉사는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간다. 고물은 올해로 7년째 모으는 중이다.


“어르신 병동에 계신 분들이 정이 많아요. 이발을 깨끗하게 해주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오랫동안 병석에 계셨던 어머니가 생각나기도 하고, 마음이 정말 뿌듯해지거든요. 제가 배푸는 것 같지만 사실 받고 오는 거지요.”
정씨의 따뜻한 봉사와 기부가 우리 사회를 훈훈하게 데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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