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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1주기, 고 한주호 준위 아들 상기씨 인터뷰 내용

영천시민신문기자 2011. 3. 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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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1주기 UDT 전설 고 한주호 준위 아들 상기씨 인터뷰

 

지난해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천안함이 공격으로 침몰했다. 당시 천안함 승무원들을 구조하기 위해 차가운 바닷물에 들어가 구조활동을 펴다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 아들 상준씨의 인터뷰 내용을 옮겼다. 천안함 1주기를 맞아 한주호 준위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우리도 조국이 부르면 언제나 갈 수 있는 마음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 옮긴이의 말 

고 한주호 준위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 승무원들을 구조하러 차디찬 바닷속에 뛰어들었다가 순직한 'UDT의 전설' 고 한주호 준위의 아들 상기(27)씨는 "세월이 참 빠르다. 아직도 (아버지) 생각이 나면 가슴이 아프다"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숨기지 않았다.

천안함 폭침 1주기를 목전에 두고 혹시라도 다른 유가족들에게 누가 될까 봐 한사코 인터뷰를 마다한 상기씨는 전화통화 등을 통해 짧게나마 그동안의 심경을 밝혔다. 당시 육군 정복을 입고 슬픔을 참으려 입술을 꽉 다문 모습이 국민에게 각인됐던 상기씨는 천안함 피격 사건 두 달 뒤인 지난해 6월 말 중위로 전역했다.

지난해 9월부터 아버지가 생전에 몸담았던 진해 해군특수전여단(UDT)과 가까운 창원시 진해구 안골포초등학교에 신임교사로 발령이 났다.
지난해는 5학년 담임을 맡았고 올해 3월 신학기부터는 체육전담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재밌고 적성에도 맞다고 한다.
지금은 아버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던 군(軍) 관사에서 나와 진해구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상기씨는 "천안함 1주기가 다 되니까 여러 곳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 주신다"며 "평범하게 지내다 불시에 당한 일로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니까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여동생은 대학에 복학했고 어머니는 안정을 되찾고 평범하게 살고 있다고 가족들의 근황을 전했다.
언제 아버지 생각이 제일 많이 나는지를 묻자 "혼자 있을 때 문득문득 생각이 난다. 학교에 있을 때는 덜한데 운전해서 어딜 가거나 혼자 있을 때 떠오른다. 지난해까지는 아버님이 꿈에 자주 나타나셨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의 유골 일부를 진해 앞바다 대죽도에 뿌렸다고 했다.

그 곳에는 임무수행 중에 순직한 UDT 대원들을 추모하는 위령탑이 있는데 아버지가 평소에 "나도 죽으면 유골을 대죽도에 뿌려달라"고 말했다는 부대원들의 얘기를 듣고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2주전쯤 휴가를 나왔는데 부대 복귀하는 날 눈이 엄청 내렸다"면서 "아버지가 기차시간에 늦지 않도록 진해역까지 태워주시면서 '다음에 소주나 한잔하자'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마지막이 됐다"고 아버지와 함께 보냈던 마지막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또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때 마지막 통화를 했는데 목소리가 많이 안 좋으셨다. 바닷물도 워낙 차고 해서 힘들어하셨다"며 "원래 힘들다는 말씀을 안 하시는데 저한테 힘들다는 말씀을 하셨다. 제가 가지 말라고 했는데…"라고 말했다.
고 한주호 준위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올해 신학기 보급된 초등학교 6학년 도덕 교과서 '생활의 길잡이'에도 수록됐다.

교과서는 한주호 준위의 안타까운 죽음이 국민 모두를 슬프게 했으나 책임과 희생정신으로 살다간 한 영웅의 고귀하고 숭고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임무를 완수하려는 책임감 때문에 아버님이 교과서에 실린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평도 폭격 사건에 대해 묻자 그는 "학교 있다가 소식을 들었는데 신경이 많이 쓰였다"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끝으로 "아버지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는 국민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고마움을 전하는 말을 잊지 않았다.

고 한주호 준위의 음력 기일(2월15일)에 맞춰 제사를 올린 상기씨 등 유가족은 30일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길이 기리기 위해 창원시 진해구 해양공원에 세우는동상의 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노컷뉴스>

                                    교사가 된 아들 상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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