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댐 이주마을로 최고의 경치 자랑…주민 20명 거주
자양면 노항마을
“주민이라고 해봐야 모두 열 집 밖에 없는데 뭔 마을얘길 해야 됩니꺼?” 하며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는 노항마을의 김동주 이장(58)을 만났다.
자양면 노항마을 주민들은 영천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되면서 실향민이 되었지만 멀리 떠나지 않고 마을 고지대 쪽으로 옮겨 명맥을 지키며 남은 이가 현재 20명 남짓이다.
자양면에 위치한 영천댐은 지역 관광코스 가운데 하나로써 노항리와 삼매리에 있는 낙동강 지류인 금호강의 다목적댐으로 높이 42m, 제방길이 300m이고 총 저수용량은 9640만t이 되는 대형 댐으로 1974년 10월 착공하여 1980년 12월 준공되었고 해발고도 150m에 위치하고 있다. 임고 삼매 뒷산과 건너편 산을 연결하여 건설, 자양면 성곡 1, 2, 3리와 노항리, 삼구리, 충효리 등 6개의 마을이 수몰지역이 되는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그런 연유로 본의 아니게 실향민이 된 노항마을은 구릉성 평지에 자리해 경지가 넓게 분포하며 마을 오른쪽으로 하천이 흐르고 계곡의 남부에는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 여러 폭의 산수화를 옮겨놓은 듯 눈길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노항, 양지, 기전, 서원, 놀래미 마을이라는 자연부락이 합쳐져 형성되었고 지형이 노루의 목처럼 생겼기 때문에 노항이라 이름 지었다. 1400년대에 김자양이라는 선비가 처음 들어와 마을을 세웠고 그 후 이배원이라는 선비가 입향했다고 전하는 것처럼 오랫동안 경주 김씨와 벽진 이씨의 집성촌이었으며 지금도 두 성씨가 나란히 살아가고 있다.
노항리에서 본 영천댐
주민들은 “대부분 벼농사와 밭농사에 종사하는데 특히 고추, 깨, 복숭아가 많으며 경치가 좋고 공기도 맑아 살기는 좋지만 상수원보호법으로 묶여 자신의 재산이라 할지라도 마음대로 집을 개량하거나 사소한 공사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모친의 과수원 일을 거드는 양병락(47) 씨는 “영천지역에서 나오는 모든 복숭아를 다 맛보았지만 우리 고향만큼 맛있는 것을 먹어 본 적이 없다.”며 “9월이 되면 일부러라도 꼭 복숭아 맛보러 오셔도 후회 안 할 겁니다.”하며 자신 있게 말했다.
귀농가구가 두 집인데 원래 이곳 출신이고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것이며 실제 귀농에 대한 문의자는 많으나 건축허가가 나지 않기 때문에 집을 지어 들어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마을의 주민이 매우 적고 고령화되어 큰 마을행사가 열리지는 않지만 한 가족처럼 단란하게 지내고 1년에 한번 12월 마을 총회가 열려 회의시간을 갖고 2년에 한번씩 이주해 나간 실향민들이 들어와 정을 나누기도 한다. 어느 마을에서나 행해지는 경로잔치도 열지 않지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들여다보고 먹을 것을 가져다 드리며 서로의 온정을 나누고 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고인들의 유적이 많았던 마을이었지만 댐건설로 수몰되기 전에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겨야만 하는 안타까운 사연도 들었다. 이배원의 아들인 이 의와 김응생, 정윤량 등의 학자들이 함께 자양서당을 세워 학문과 후학양성에 힘써 많은 학자를 배출하였지만 지방유형문화재 제78호로 지정 받아 바로 임고면 삼매리로 이전했다. 또 노항마을은 정윤량 선생의 아들인 호수 정세아 선생의 태생지이기도 하며 정세아 선생은 아들 정의번과 함께 임진왜란 때 영천성 탈환에 큰 공을 세우고 경주성 탈환에도 참전해 전공을 높이 칭송받고 많이 알려진 영천의 인물이기도 하다.
다른 인물로는 마을에서 태어나 39세에 수군이 되었고 임란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작전을 담당하는 첨사였던 김완 장군이 있다. 적선과 싸우다가 포로가 되어 일본에 끌려갔으나 고난 속에서도 절개를 지키고 도망쳐 나와 임금에게 벼슬을 받고 후세까지 칭송받아 오는 김완 장군과 이순신 장군을 함께 모신 동린각(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 77호)도 이곳에서 임고 삼매로 이전했다. 원래는 노항리에 세웠다가 1785년 소실되었고 2년 후 재건되었고 처음에 성곡리로 이전했다가 1976년 삼매로 옮겨진 역사가 있다.
고시를 패스한 출향인도 있고 김장주 전 영천부시장도 이 마을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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