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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장실, 시장실 바닥 동판 설치 액운 막는 수맥차단용 제거

영천시민신문기자 2011. 3. 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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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겸 전 시장 때 액막이용… 금품수수로 도중하차 헛수고

김한겸 전 경남 거제시장이 비밀리에 집무실 바닥에 깔아 놓은 동판이 최근 발견됐다. 동판 설치 이유로 액운을 막기 위한 ‘수맥 차단용’이라는 해석이 유력하지만 김 전 시장도 전임 시장과 마찬가지로 비리사건에 연루돼 중도 하차하고 말아 동판의 효능을 둘러싼 뒷말도 무성하다.

28일 거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초 청사 2층에 있는 시장집무실 바닥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카펫 밑면에 종이처럼 얇은 두께 0.01㎜, 넓이 118㎡의 동판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동판은 카펫과 시멘트 바닥 사이에 본드로 접착돼 있었다. 시는 당시 동판을 모두 철거하고 카펫도 보수했다.

 

                                                               거제시장실 동판을 제거하는 모습, 지난 1월 초


거제시 청사관리계 직원들은 그러나 동판 설치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공사비의 출처와 공사 내역, 회계처리 등 동판과 관련한 기록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동판 설치 작업을 맡았던 몇몇 직원들만 사연을 기억하고 있었다.

2003년 4월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 전 시장은 당선 직후 집무실을 찾아온 한 역술인의 이야기를 듣고 비밀리에 동판 설치 작업을 지시했다. 역술인은 당시 ‘시 청사 뒷산인 계룡산(해발 556m)에서 흐르는 수맥이 시장실 아래로 흐른다’며 ‘그냥 두면 화를 입는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양정식 시장이 칠천도 연륙교 건설공사와 관련해 시공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김 전 시장은 역술인의 말을 따른 것이다.

김 전 시장은 액을 막는다며 동판을 깔았지만 허사였다. 민선 5·6대 시장을 연임한 김 전 시장 역시 거액의 금품수수 비리에 연루돼 시장직을 떠나야 했다. 김 전 시장이 지켰던 시장 집무실은 동판만이 남아 있다.

권민호 현 시장은 지난 1월 보수 당시 동판에 얽힌 보고를 받고 “수맥을 막으려 동판을 깐다고 해서 안될 것이 되고 잘될 것이 안될 수 있느냐, 미신이다”면서 철거 지시를 내렸다. 철거된 동판은 고물상에 36만원에 팔려 거제시 세외수입으로 처리됐다.

 

경향신문 기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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