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최고최고

동심속 작은 농촌 단포, 일제강점기는 갯벌지역

영천시민신문기자 2012. 12. 1. 09:00
반응형

 

              도심속 작은 농촌 단포, 일제강점기는 갯벌지역

 

도심 속 작은 농촌 단포리는 200년 전 경주 김씨가 정착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영천 도심권 동쪽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단포는 자호천을 사이에 두고 동부동과 임고면 언하마을과 맞닿아 있다. 옛 국도 28호선을 따라 포항방면으로 도심권을 벗어나면 가장먼저 길이 280m 단포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여기서 부터가 고경면 단포리가 시작되는 기점이다. 다리에서 좌우 자호천의 둑을 따라 우측 1.5km 고촌천과의 합류지점과 좌측 1km 지점을 경계로 단포농협까지가 마을의 영역이다. 총 면적은 1.374㎢로 고경면 전체면적의 0.01%밖에 되지 않는 소형 마을이다. 그러나 인구는 10개 반 371세대 1,007명으로 단위면적당 인구수 분포는 고경면 중 가장 많다.


황무지를 뜻하는 단(丹)과 갯벌을 의미하는 포(浦)를 합쳐 단포라 불러지는 이 마을은 과거 수해가 잦은 갯벌지역이었다. 단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고향을 지키고 있는 노인회장 정문수(71)씨는 “일제강점기 자호천의 강둑을 쌓고부터 단포들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옛 국도를 경계로 좌측은 마을 우측은 농지이다. 주 농작물은 벼농사가 대부분이며 둑길 주변으로 양돈농가가 2개 있다. 그러나 일부 밭농사와 과일농사를 제외하면 주거가 밀집되어있는 좌측이 이 마을의 중심이 된다.


마을 어귀를 모두 돌아보아도 옛 기억을 회상할 정자나 건물하나 제대로 없다. 더군다나 영천시 문화원에서조차 이 마을의 옛 기록이나 문헌을 찾을 길 없어 못내 아쉽다. 최근 자호천을 경계로 강변체육공원이 들어서고 단포다리 아래는 여름철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어 단포라는 지명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된다. 지명의 상징적 표상으로 단포다리가 전부인 이 마을에도 잊혀 진 역사는 있다.

회관 앞에서 기년촬영을 하고 있는 노인회( 정문수노인회장 가운데)

 

1945년 해방 후 현재고경농협 단포지소 뒤편에 당시 5일장이 개설되었다. 지금은 주택이 들어서 옛 흔적은 찾을 길 없으나 정 노인회장은 “양말, 의류, 농산물 등 고경면을 중심으로 당시 물물교환도 성행했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또 현재 폐쇄되고 없지만 마을회관 앞에 버드나무가 있어 매년 동제를 지냈지만 2000년경 나무가 고사하고 동제도 같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오늘도 몇몇 노인회원들은 마을 노인회관에 옹기종기 모여 과거 힘겨운 삶의 시대상을 이야기로 펼쳐 보이며 세월을 달래고 있다.

 

한 주민은 “해피포유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뒤편으로 수많은 실개천이 있었다. 당시 얼마나 어려웠으면 어린아이가 죽으면 이 실개천에 갖다 버렸다. 그래서 ‘애장’이라 불렀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전했다.단포와 접해있는 창하, 창상, 창바우는 타 지역이지만 행정구역은 아직 단포리에 주소를 두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단포이장 조용락씨는 “장마기 자호천의 수량이 고촌천 입구 ‘구보’에 걸려 강물이 고촌천으로 역류해 자주 농경지 침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우리주민의 가장 큰 숙제다.”며 마을을 걱정하고 있다.


도심권 가까이에 접해있는 단포마을은 현재 급속도롤 농촌의 도심화가 진행되고 있다. 2007년에 183세대의 해피포유 아파트 2개동이 완공되었고, 1948년에 개교한 역사 깊은 단포초등학교가 지금까지 5,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지난 2004년에는 노인회관 2층에 4,000여권의 장서를 보유한 작은도서관이 세워지고 주유소, 식당, 골프연습장 등이 제법 도시의 형태를 흉내 내고 있다.


최근 들어 이곳지역 강변체육공원 일대는 축구, 족구, 배구, 등 체육시설이 확보되어있어 시민들이 생활체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여름철이면 단포다리가 지역의 두 번째 유명 피서지로 둔갑해 피서객들의 안식처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100년 전 영양현 관리가 석양 무렵 이곳 단포 강변을 순찰하다가 보름달이 자호천 수면에 걸려 아름답게 비치고 강물 따라 모여든 이름 모를 물새들의 울음소리에 감탄했다는 곳이다. 이런 단포 역시 문명의 손길은 비켜가지 못해 옛 기억을 하나 둘 잃어가고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