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산의 모정이 서려있고 강이 합쳐지는 곳…서부동 쌍계마을
영천지역을 일컬어 ‘이수삼산의 고장’이라고 하는데 팔공산을 시작으로 영천시 화룡동을 흐르는 신녕천과 고현천의 이수와 봉화산, 사모산, 유봉산의 삼산 사이에서 합류되는 지점에 생긴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 쌍계마을이다.
글자 그대로 두 강이 합한 곳이란 의미를 가진다. 혹은 임란 때 영천성 탈환에 혁혁한 공을 세운 후 경주 서천으로 가서 왜적들과 대적하다가 장렬히 전사한 쌍계 이영근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선생의 호를 따서 마을 이름을 지었다고도 전해진다.
마을 뒷산의 쌍계봉수대는 매년 새해 첫날 해맞이 행사를 크게 열어 많은 시민들이 찾아가기도 하는 장소로 유명해졌다. 봉화산 밑에 위치한 마을이라 산저동이라 부르다가 행정체계가 확립되면서 쌍계동이라 부르고 1983년 영천시 교동에 속했다가 다시 서부동 16통으로 나눠지게 되었다.
최근에 주민들이 반길 만한 소식으로 상수도보호구역이 해제되어 오랫동안 발전하지 못한 마을에 발전가능성을 안겨주게 된 것이다.
정동욱 통장이 봉화산 설명하고 있다
5대에 걸쳐 이 마을을 지키며 살아온 정동욱 통장은 “비가 적어 마을의 못에 물이 말랐는데 이럴 때 저수지 준설작업을 빨리 시작하면 장마철에 비를 모을 수 있어 주민들이 조금은 더 편리할 것이고 이미 측량을 했으니 하루라도 빨리 공사가 시작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은 현재 55가구 120여명이 여러 종류의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논과 밭, 과수로 포도 농사를 재배하는 집이 18가구이다. 마을 앞을 지나는 큰 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수원이라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았고 그나마 있는 오수동 양수장의 양수시설도 고장 난 채 일 년여 동안 방치되고 있어 양수장 재정비도 시급한 현황이라고 마을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마을의 큰 행사로 매년 새해 첫날 해맞이 행사가 열렸는데 청년상우협의회의 주최로 개최되어 평균 60세 되는 마을 부녀회원들이 4~5일간 준비단계를 거쳐 이루어진 행사였다.
처음 시작할 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 찾아오는 해맞이객도 적어 간단히 컵라면 등을 준비해 대접하다가 점점 방문객이 많아지고 시의 행사로 규모가 커지게 되어 총 7년간 행사가 계속되었는데 올해부터 마현산(꽃동산)으로 해맞이 행사가 옮겨지게 되어 노고를 조금은 덜게 되었다.
쌍계마을 새마을 부녀회 구두분 회장은 “마을에서 해맞이 같은 큰 행사를 위해 60대의 여성들이 일주일에 가까운 시간동안 장을 보고 음식마련을 위한 준비를 하는데 부녀회에서는 누구하나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즐겁게 합심하여 일을 치러 낼 만큼 마을주민들의 협동 단결해 주어 감사하다.”며 마을 주민들에 대한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집안 대대로 300년 이상을 마을에서 세거해 온 이진호 씨는 “시내지역이라도 농촌과 다를 것 없이 많이 떠나가 빈집들이 있기도 하지만 근래에는 외지에서 들어와 집을 아담하게 짓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인데 인심 좋고 정 많은 마을에 들어와 살면 후회 없을 것이다.”며 “출향인으로는 영천경찰서장을 역임한 이대원 씨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을 한 구석에 단아하게 놓여있는 어느 여인의 열녀비각이 발걸음을 잡고 오래전 영천이씨의 집성촌이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고즈넉이 자리를 잡고 있는 영천이씨 문중 사당인 구인사, 영천에서 많이 알려진 ‘사모산의 모정’이라는 재미있고도 애절한 전설을 안고 있는 아담한 이곳이 바로 쌍계마을이다.
김종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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