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삶과 시간이 얽혀 - 김대환 칼럼

영천시민신문기자 2011. 9. 16. 14:30
반응형

 

삶과 시간이 얽혀 - 김대환

24절기 과학적 기반을 둔 경제학이 함축

 

 

추석절의 내면에는 수확의 기쁨과 삶의 기본 추구인 행복함을 조상에게 인사드리고 조상의 음덕에 감사드리는 의미와 나의 뿌리를 확인하며 가족관계를 재조명하고 아울러 핵가족 시대의 친척에 대한 결속력 등의 진면이 녹아 있다.
삶과 시간이 얽혀 정(情)이 세대를 연결하여 흐른다. 흐름은 유한(有限)한 것이다. 서양사람들의 사계는 인생관에서 나타나는 이성관의 분명함이고 감성적인 동양관의 흐름은 무한하며 갑돌이와 갑순이의 세침한 따뜻함이 젖어있다.


반달모양의 송편을 빚어 감잎 위에 얹어 놓고 먹을 때 송편의 모양에서 얻는 반달은 유순하며 한가위의 넉넉함은 나눔의 미학이다.
미국이나 유럽엔 없고 추석절은 우리나라와 중국에만 있는 절기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24절기를 과학적 기반에 핵심을 두었고 인간사와 얽혀 미풍양속인 우리의 뿌리와 절기에 따른 경제가 그 어떤 체계적인 학문보다도 잘 스며 젖어 추석절의 시공속에 경제학이 함축되어 있다.


세시풍속(歲侍風俗)은 정월부터 시작하여 철따라 열리는 행사이다. 자연과 어울려 자연을 숭상하며 인간사에 관한 일거리이다. 목축유랑 민족의 유럽이나 농경사회의 대가족제도였던 우리나라나 인간의 곁에 공통분모인 의식주가 있다. 의식주(衣食住)에 따른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제반 행사와 그 행사에 따른 행위는 필연적이다. 봄에 씨를 뿌려 가을에 수확하는 반복적인 행사이지만 풍속이나 관습은 지방과 물려 특색을 낳았다.


조상들이 물려줄 농경사회와 절기는 곧 천체와 관련된 학문임에 부정할 수 없음이다. 우리가 딛고 사는 땅은 머리 위의 하늘과는 아득한 거리이다. 삼라만상의 생태변화가 모두 천체와 불가분의 관계이다.
지금도 사막위에서, 바다 가운데에서 그믐밤 훈련시 등엔 아직도 북극성을 중심으로 위치를 찾거나 판단한다.
민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세시풍속은 그 국가의 정신과 문화의 소산이며 민족정신의 자(尺)와 같다. 고금동서의 역사 속에 미풍양속을 계승·전수하는 민족과 그렇지 못한 민족사이에 흥망을 연결지우는 학자도 있다.


일제침략하의 조선총독이 우리의 세시풍속을 미신이나 주술행위와 연관하고 낭비성이 많다는 이유로 통제한 것은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의 소산이 곧 민족의 정통성이며 강한 응집력과 결집이 될 수 있음과 아리랑의 한과 백의(白衣)의 저력을 흩어보려고 광기를 부린 것이다.
농경제도 그 단위는 부족단위로 발전하면서 공동체의식이 함양된 것이다. 추석전후로 행해지는 벌초부터 시작하여 부락단위, 씨족단위 등의 체육행사 자체가 생산성과 연결된 것이다.


완벽한 진실에 가까우면 놀라게 된다. 우리 지방에서 제삿상에 돔배기 없거나 전라도 지방에서 홍어가 없으면 큰 일을 치룸에 흥이 나지 않는다. 조상대대로 먹어 온 돔배기가 어느날 시들하였다. 그러면 왜 우리 지방에 돔배기 먹고 병들거나 죽은 사람이 옛날부터 현재까지 한 사람도 없나. 돔배기는 우리 도민의 먹거리이며 제수용품의 주인공인데….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하여 정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엄청난 돈을 투자하여 현대화하였다. 빨리 빨리의 냄비근성이 조국근대화를 앞당긴 것은 사실이다. 꼭 필요하긴 해도 우리 마을엔 죽어도 안되지 그렇다. 이성과 합리성의 세계는 감성과 감각의 세계에 비해 복잡하며 사람들이 만든 모순일지 모른다.
가을속에 추석이 있는 것이 아니고 추석이 가을의 문과 경제의 열고 풍성함의 대명사로 우리 곁으로 온다. 복숭아와 포도가 넉넉하고 감미로운 향은 뇌를 깨우는 맛을 주었다.


 

다이어트에 집중하다 보면 육체적 무게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른나 정신과 영혼의 무게는 어떻게 할지.
인간의 우선적 능력은 정치나 경제가 아니다. 창조와 생각이다. 신은 일찍 인간에게 현실감이 있는 창조와 생산성등이 있는 중추가절의 넉넉함을 배려하였다.
차례 끝나고 비빔밥에 누렇게 구운 두꺼운 돔배기 한 입….
어디에서 그 이상의 맛을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