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주님께서 주셨다해도 -김대환 칼럼

영천시민신문기자 2011. 9.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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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주셨다해도 - 김대환

생활속 해학.풍자는 인정미 넘치는 민족

 

한 시대의 인정이나 풍습과 삶의 모습을 담아 표현한 것이 야화 또는 야사, 만필(漫筆)등으로 당시의 인간미가 그대로 녹아 있어 국문학사의 길잡이가 되고 해학과 풍자는 민간역사의 시대상 거울로 비치기도 한다.


서거정(1420 ~ 1488 조선전기의 학자)의 태평한화 속 한 대화를 보면 친구 갑이 친구 을의 집에 갔을때 을이 차려나온 주안상에 고기 한 점 없는 채소로 된 안주뿐이었는데 을은 갑의 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하여 집안의 경제가 얼어서 그러니 이해해주게 하며 부탁하였다.
툇마루에 앉아 둘이는 정답게 대화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던 중 툇마루 앞마당에 닭 여러 마리가 다니며 모이를 쪼았다.


친구 갑이 입을 열었다. 대장부가 귀한 벗을 만나 어찌 천금을 아끼겠나. 내가 타고 온 당나귀를 잡아 우리 안주를 장만하면 어떻겠나 하였다. 친구 을이 깜짝 놀라며 아니 친구야 타고온 나귀를 잡아먹으면 나중에 자넨 귀가는 어떻게 하려고…
친구 갑은 태연하게 자네의 닭 중 건강한 한마리를 빌려 타고 가면 되지 않겠나 하자 둘이는 크게 웃으며 을은 닭을 잡아 친구에게 대접한 일화이다.


우리의 선비들은 한문의 문화 속에서 공자, 맹자를 논하며 퍽이나 딱딱한 느낌이 있어 보이나 생활 속의 해학과 풍자를 보면 그 어떤 나라의 민족보다 인정미가 넘치는 감성과 부드러운 여유로 인간사회의 교감을 형성한 것이다.
판도라 상자속에 증오, 울분, 고통, 공포, 분노 등이 한순간 빠져나가도 바닥에 깔려 있던 희망이 탈출하지 못함이 그나마 더없는 다행이었다. 판도라 상자는 인간의 마음이다.


인간끼리 뜯고 물고 다투며 또 어떤 사람은 병마로 인해 힘드는 투병을 한다. 그래도 마지막 한줄기 빛인 희망의 불씨는 인간을 향하여 깜빡거리고 있다. 태초에 하나님이 하늘과 땅을 만드셨고 바다를 만드신 후 빛을 만들어 온 세상을 밝히셨다.
하나님은 빛과 어둠을 나누신 뒤 빛을 낮이라 하고 어둠은 밤이라 부르셨다. 창세기 제1장 천지창조이다. 하나님의 말씀안에 생명이 탄생했고 세상의 근원과 이치 존재의 원리등을 성서에 담아주셨다.


아무리 깊은 삶의 철학과 하나님이 내려주신 빛과 소금과 축복이라 해도 마음이 밝지 못하고 병들어 있으면 하나님의 축복도 판도라 상자 속 희망의 불씨도 그저 그렇게 공이 되어 사라질 뿐이다.
마른 소똥 주워 모아 불 피워 감자 몇 개 구워먹고 하늘에 둥실 뜬 구름 쳐다보며 팔 베고 누워 내 마음 편한 그 시절엔 인간끼리의 미움과 연속극에서 주인공이 걸리는 희귀병은 상상도 못하였다.


진한 8월의 태양이 복숭아를 물들여 맛있게 익혀주고 9월로 간다. 골벌(영천의 옛 이름)의 지천에 흑포도가 주렁주렁 알알이 그 향을 수놓고 햇고추가 5일장 새벽을 가르며 붉은 아침 햇살을 맞아 붉그레 얼굴이 더욱 건강한 채 주인과 장삿꾼의 흥정을 고개를 들어 쳐다본다.
건강한 여름과 잦은 비에 성천리와 대미리를 에워싼 야산의 잡목들이 울울창창 어우러졌고 땅도 잘 다졌으며 148만㎡(약45만평)사업비 3천 132억원에 연간 900억원의 세수증대 효과와 1500여명의 일자리 창출로 지역 경제에 불을 지필 것으로 크게 기대된다.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四季)속 제2번은 여름이다. 그 불협한 난조처럼 이번 여름은 하늘이 찢어질듯한 천둥소리와 바람소리 대신 집중호우를 곳곳에 내렸다. 특히 부자들이 많이 사는 강남에도 자연재해의 무서움을 보였다. 집중호우는 가난한 강원의 산간에만 내리는 것은 아니다.
하늘이 내린 축복받은 땅 영천을 빼고는 한반도 그 어느곳에서도 이제 마음을 놓을 수 없지 않겠나.
그래도 사계(四季)는 추석을 낳고 가을로 간다. 비발디의 가을도 마음을 열고 풍성함 속에 감미로운 바이올린의 멜로디가 잔잔하게 깔려 곁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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