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7년 ‘조보’의 공의전과 인종태실… 영천, 인종 영향 받은 흔적
조보에 따른 영천과거 집중해야
지난 4월 영천역사문화박물관(용화사)의 주지 지봉스님이 발굴한 1577년 ‘민간인쇄 조보’ 5장으로 인해 신문과 방송 등 언론학계가 기적이라며 놀라고 분야별로 학자들은 연구에 돌입했다. 경남대의 김영주 교수(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가 가장 발빠르게 내용을 해석하고 학회를 열어 논문을 발표했고 민간조보의 실물을 보기위해 많은 관계자들의 발길이 영천역사문화박물관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외 각종 방송과 신문의 언론인들도 각자의 방향에서 새로운 해석과 민간조보의 내용을 가지고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내고 있다.
조보의 발굴부터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우리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정리해 보았다.
11월 6일자 조보의 내용에는 공의전(인성왕후·인종의 비)의 약방제조와 안부를 묻는 내용이 나오고 15일자에 성변측후단자, 즉 ‘치우기’라는 별을 관찰한 내용과 서울을 중심으로 우역(소전염병)이 크게 돌아 소들이 폐사하고 그에 따라 백성들이 힘겨워하는 내용 등 사회기사를 상세히 기록했다. 19일자에는 다시 공의전에 대한 안부의 글이 실리고 23일 조보에서는 전날인 22일 밤 구름이 짙어 치우기를 볼 수 없었다는 내용과 임금(선조)과 승정원 신하들의 질의문답이 기록되었다.
24일자의 내용은 관직제수와 파직, 관리의 휴가신청에 관한 내용들이 있고 마지막으로 날짜 미상인 조보에는 승정원 담당자의 업무태만에 대한 지적과 아울러 마교(말이 끄는 가마)제도에 대한 상소가 나온다. 관리들이 오래전에 없어졌던 마교를 타고 다니니 교만하고 사치스러워 보이며 법적 근거도 없어 옳지 않으니 엄금하라는 상소와 그렇게 하라는 임금의 분부가 적혀있다.
민간조보에 여러 번 거론되는 공의전이라는 인물은 영천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율곡의 석담일기에서 보면 1577년(정축년)의 내용에 ‘공의왕대비가 편찮으니 상이 죄인을 가볍게 판결해 풀어주라 명하였다.’ ‘공의왕대비의 병이 깊어지자, 상이 신하를 보내 명산대천에 기도하고 다시 죄인을 석방하게 명하였다.’ 또 대비의 병환이 중할 때 임금에게 삭훈(공신 훈공을 삭제함)을 청하여 결국 왕이 ‘대비께 아뢰기를 삭훈을 할 것이오니, 안심하시고 병환을 조리하소서.’하였고 그날 이후 11월 28일 공의왕대비는 세상을 떠났다. 선조는 할머니인 공의전이 병환에 있다가 죽음을 맞이하기 까지 꾸준히 안부를 묻고 어의를 보내면서도 그녀를 대하기가 어렵고도 힘들었을 것이다. 선조실록이나 석담일기 등에 나오는 공의전의 청을 들어주는 대목에서 유추할 수 있다.
은해사 내 있는 인종태실
공의전은 조선 12대 임금인 인종의 비로 영천과는 전혀 무관하지 않은 인물이다. 비록 불운의 왕으로 1년의 재임기간도 채우지 못했으나 영천에는 은해사 위쪽에 인종의 태가 봉안된 태실(경북유형문화재 제350호)이 있다. 일찍 남편(인종)을 여의고 남은 왕비는 비록 어쩔 수 없이 왕실의 뒷방으로 물러났으나 비운의 삶을 살다간 남편의 태가 묻힌 영천과 인종의 안위를 빌고 있는 백흥암을 어떻게 여겼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더라도 아마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쏟고 있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지봉스님은 “영천은 인종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은 흔적이 있는 곳이다. 16세기 영천의 출판문화를 살펴보면 이 시기에 공산본사를 중심으로 한 사찰본 1531년 ‘묘법연화경’, 1531년 ‘비로자나총귀진언’, 1532년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 등 8종이 간행되어 지역 출판문화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당시의 왕실수호사찰(인종태실수호)인 백흥암을 중심으로 16세기의 세련된 왕실이 발원한 불교문화를 수용하여 영천지역의 불교문화를 활발하게 발전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살아생전의 인종과 공의전이 세자빈이었던 시절, 분명 왕실의 엄청난 공력을 이곳 영천 백흥암에 쏟아 부었을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 발굴된 조선의 상업용 민간신문 ‘조보’의 주요등장인물인 공의전과 인종태실이 있는 영천의 연관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영천출판문화의 발달, 인종태실, 공의전 사이에 존재할 법한 유기적인 관계에 대해 더 세밀한 연구가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박순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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