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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돕기 실천 신녕면 정대만씨 30년전부터 실천

영천시민신문기자 2016. 7. 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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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돕기 실천 신녕면 정대만씨 30년전부터 실천

               83년 양파 폭등하면서, 이제는 아들 손자까지 동참해



신녕면 신덕리에 거주하는 정대만(73) 씨가 신녕면내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1984년부터다. 그때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30여 년 동안 한결같이 쌀을 기부하고 있는데 2012년부터는 아들 정기포 씨와 손자까지 동참하면서 대를 이어 나눔을 실천중이다. “무척 어렵게 유년시절을 보낸 탓에 누구보다 그 심정을 잘 알고 이해하기 때문에 ‘작은 나누기’를 시작하게 되었어요.”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정대만 씨. 그의 이야기는 스무 살 청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갔다. 

 
“스무 살 때 문경의 탄광촌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갔더니 한 달 간 대기해야 일을 할 수 있다고 했지요. 당장 입에 풀칠이라도 해야 하니 먼저 나무를 해서 갖다 주고 받은 쌀로 겨우 지내게 되었어요.”라 했다. 당시 나무 넉 짐을 해주면 쌀 반 되를 받았는데 하루 동안 2되를 벌어서 1되는 방값으로 내고 나머지 쌀로 근근이 생활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탄광촌에서 6개월간 자취생활을 하다가 강원도 터널 공사장으로 옮겨 다시 6개월을 일할 수 있었다. 그 후 부산의 어느 회사에 다니면서 다달이 1만2,500원의 급여를 받아 6,000원은 하숙비로, 6,000원은 저축하고 500원은 생활비로 악착같이 살던 시절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조금 모은 돈을 들고 고향에 돌아온 것이 1970년 즈음이다. 고향에서 그는 농산물(주로 양파)을 사들여 업자들에게 팔면서도 새마을운동에 편승해 벽돌 만드는 일에다가 막걸리 배달, 연탄 배달 일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닥치는 대로 했다. 대구의 상인들에게 농산물을 대주다가 신뢰를 얻게 되면서 더 많은 구매심부름을 하게 되었고 점차 일이 많아져 냉동창고를 짓고 본격적으로 저장창고사업을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부도나서 문을 닫게 된 제재소를 사들여 나무사업도 함께 했는데 그 또한 쏠쏠한 재미를 보게 해주더라고 첨언했다. 

신녕면 정대만씨가 보화상 표창장을 보이며 활짝웃고 있다, 얼굴 상이 아주 복이 있어 보인다고 주변사람들은 말한다


 
1983년도에 양파가격이 폭등해 그의 재정상태가 안정적으로 될 수밖에 없었고 이듬해인 1984년부터 신녕면사무소에 라면 50박스를 기증하면서 30년을 이어갈 작은 나눔이 시작됐다. 정 씨는 “쌀 반 되로 살아가던 힘든 시절이 머릿속에서 한 번도 떠난 적이 없어요. 그래서 이 정도는 꼭 베풀고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설날(구정) 보름 전에 기부물품을 전달해 명절날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쓸 수 있도록 기증날짜도 제가 정했죠.”라 말했다. 50박스의 라면이 곧바로 100박스가 되고 몇 해 이어지다가 라면이 값어치가 떨어진다고 생각되었을 때부터 20kg 40포(200만원 상당)의 쌀로 둔갑해 면내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온기로 전해졌다.


“많이 가진 사람들이 모두 베풀고 사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봉사나 기부를 하는 사람들은 그런 DNA가 몸속에 숨어있는 것 같아요. 정대만 씨는 본인의 치적을 입으로 드러내지도 않고 묵묵한 성품이지만 마을에서 모든 주민들이 입을 모아 존경하고 의지하고 있기도 해요. 면에서는 정말 보석 같은 어르신입니다.” 정대만 씨를 매력시민으로 추천해 준 김중하 신녕면장이 보태는 말이다. 쌀 기증만이 아니라 경로당 어르신들을 위해 텔레비전과 선풍기 등 필요한 물품도 여러 번 기증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에 그의 선행을 인정받아 보화상을 수상했는데 1981년부터 신녕 농협 조합장 표창, 영천군수 표창과 감사패, 영천경찰서장 감사장, 신녕면장 표창과 감사장, 2007년 자랑스런 시민상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표창의 경력도 가지고 있다. 

 
정대만 씨는 “이제 우리 손자도 제 아버지를 따라 기부에 동참했는데 지금은 3대지만 손자의 손자까지 내 가족들이 대를 이어 조금이나마 신녕면민을 돕는 삶을 살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며 강철 같은 의지를 표했다. 우리사회의 나눔 기부문화를 30년 앞서 묵묵히 실행하고 있고 더 나아가 3대에 걸쳐 나눔을 이어나가고 있는 정대만 씨의 선행이 더불어 사는 좋은 세상의 밑거름이 됨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 박순하 시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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