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천 시

완산동 무인시레기 해장국 식당, 손님들 알아서 먹고 3천 원

영천시민신문기자 2015. 2. 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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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산동 무인시레기 해장국 식당, 손님들의 알아서 먹고 3천원

                 "영천시민들 질서의식 이렇게 높은 줄 몰랐다"

 

 

 

농촌이나 소도시는 항상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인력난 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사람쓰기가 여간 힘든 일은 아니다.
비용절감 인력난 해소 등으로 무인판매 시스템에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무인판매시스템을 찾아보고 3회에 걸쳐 무인시스템의 장단점과 가능성에 대해 보도한다.
                                                                                                        - 편 집 자 주 

 

1. 청송군 길안면 사과무인판매대
2. 영천시 완산동 무인판매식당
3. 무인판매에대한 시민들의 생각과 무인판매 운영가능한 곳

 


무인판매 두 번째 시간으로 완산동 시레기 해장국 무인판매식당을 찾았다.
위치는 전화국(KT)에서 영천역으로 가는 도로변 50미터 좌측편에 있다.
지난해 8월 3일부터 정식으로 무인식당을 열고 현재까지 영업을 잘 해오고 있다.
많은 시민들은 몰라도 아침 일찍(새벽) 밥을 찾는 바쁜 현대인들은 모두 이곳을 알고 있다.

 

하루 분량을 가마솥에 끓여 놓는다


무인을 운영하는 주인은 스님(지성, 고경면 대의리 약사암 주지)이다. 스님이 사찰 일로 바쁜 관계로 무인을 운영해 보자는 생각하에 무인 시레기 해장국 식당을 오픈했다.
여기에다 돈벌이 욕심이 덜 작용(절 공양으로 생각)했기에 무인이 가능했으며, 이것이 탄생 배경이다.
무인 식당이 하루 운영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아침 일찍 주인인 지성 스님이 시레기 국을 비롯해 밥, 찬, 등을 모두 준비하고 가면 7시 전부터 아침 손님들이 밀어 닥친다. 아침 손님은 어떨땐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한다.
손님이 들어오면 국과 밥을 퍼고, 반찬을 먹을 만큼 덜어서 그롯에 담아 자지 테이블로 옮겨 간다. 그리고 준비된 식탁(옆에 계란이 있어 식미에 맞에 계란을 넣어 먹기도 한다)에서  식사를 맛있게 한다. 다 먹은 후 그릇과 잔반은 처리하는 곳으로 가져가 스스로 버리고 그릇을 설거지 싱크대에 담아두고 돌아서 1인분 3천원을 오픈된 돈 통에 넣으면 식사는 끝이다.

 

주인인 지성스님이 모처럼 나와 취재에 답하고 있다

 


무인으로 운영되므로 자신들이 스스로 하기엔 번거로움이 있으나 그 번그로움은 가격으로 위로해 준다.
이만한 찬과 밥에 3천원 가격은 국내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다.


이곳에서 식사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무인에 놀라고 가격에 한번 더 놀라면서 “잘 먹었다”고 한다.
그럼 수입 지출은 어떨까? 지성 스님은 “영천 사람들이 이만큼 질서를 잘 지키는 사람인줄 몰랐다. 이곳은 영천의 얼굴이다. 곳곳에서 찾아와 칭찬하고 견학하고 간다”면서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월 150만 원 정도의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손님들이 준비된 국과 밥, 반찬을 스스로 가지고 와 만든 밥상

 


지성 스님은 “그릇 수를 정확히 헤라리지는 않는다. 가마솥에 가득 하면 하루 분량이다. 정확하게 한 가마솥 량이 하루에 맞게 떨어진다. 솥의 량과 밥 량을 계산하면 그릇 수가 나오나 수를 그렇게 따지진 않는다”면서 “먹고 그냥 가는 사람도 있고, 더 먹고 한 그릇 값만 지불하고 가는 사람도 있는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돈 벌 생각으로 하면 운영 못한다. 공양한다는 의미와 약간의 수익에 만족하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지성 스님은 “영천 시민들은 정말 협조를 잘하는 사람들이다. 처음엔 질서가 어수선했지만 갈 수록 자기가 먹은 자리는 반드시 치우고 다음 손님을 위해 물티슈로 자리도 깨끗하게 닦는다. 그래서 가게가 무인이지만 아주 깨끗하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이곳은 영천을 대표하는 영천의 얼굴이다. 가게 뿐 아니라 돈 통도 작은 플라스틱통이 오픈돼 있으나 아무도 돈을 손대지 않는다. 돈을 몽땅 잃어버리거나 가져간 일은 없다. 간혹 돈 필요해 가져간 사람은 모두 적어 놓고 가져갔다. 손님들이 돈 걱정을 많이 하지만 걱정할 일은 전혀 아니다”고 했다.

 

시레기 국을 먹은 뒤 돈을 지불하는 곳, 돈통

 


이렇게 잘 운영되고 있다는 소문이 점차 퍼져, 경주시청 공무원들이 이곳을 견학하고 “영천사람들 대단하다”며 영천을 칭찬하고 가기도 했으며, 울산시, 대전 등에서 견학을 계속 오고 있다.(지난해 10월 25일 SBS 방영)
이곳의 강점은 이른 아침(새벽) 밥을 찾는 사람들, 영천역을 이용하는 바쁜 사람들이 자주 찾고 있다. 또 시레기를 자주 먹는 사람들은 변비와 성인병(혈압 당뇨 혈관질환)을 고쳤다고 거의 매일 한 번씩 들러 간단하게 먹고 간다. 여러 가지로 강점이 많다.


단골들이 많이 늘어나는 이유는 지성 스님이 시레기 국을 잘 한다는 의미다. 시레기를 고경면 단포리에서 생산한 무청과 배추를 썩어서 만들고, 불자들과 함께 농사한 신선하고 국산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식당내에는 무말랭이 고추말랭이 대추 등 여러 가지 농산물도 봉지에 넣어 3천 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 또한 잘 팔리고 있으며, 대추는 일찍 품절되기도 했다.

 

손님들의 메세지

 


하루 15만 원에서 17만 원의 평균 매출을 올리고 많이 팔때는 30만 원의 매출(신정, 설, 추석 등 휴일 많은 날)까지 올렸다고 하는 시레기 해장국 무인식당엔 장점이 많아 단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다. 단점은 손님들이 먹고 칠판에 적어 놓으면 지성 스님이 즉각 반영하기에 단점이 있을 시간이 없다.


이곳이 정착되기까진 주인의 부지런함, 좋은 재료, 저렴한 가격, 일찍 아침 먹을 곳이 없다는 점(하루 매출중 80%를 이른 아침 손님들이 차지), 바쁜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종합적으로 맞아 떨어졌기에 가능하다.
고정관념을 깬 지성 스님은 “영천 사람들이 질서를 너무 잘 지켜 고맙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초기비용을 모두 벌이면 완전 무료도로 생각중이다.”고 여유있게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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