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대책은 없는가
조한웅 영천시 동부동장 (사진)
“야야 너그 집은 맻(몇) 남매고?”
“5남매 3남2녀 인데요”
“마치맞네(딱 맞네).”
내가 클 때 동네 어르신과의 대화다. 한 집에 보통 4~5명, 6~8명인 집도 많이 있었다. 그 당시 동네 배꼽마당에는 아이들이 넘쳐났다. 별 다른 놀이가 없으니까 학교 마치면 온 동네 애들 다 나와서 편을 갈라 다방구, 꼬내기, 십자놀이, 요즘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오징어게임을 하면서 놀았다. 먹을 것도 없으니까 산으로 가서 산딸기, 칡, 짠다구 등을 캐먹고 콩서리, 밀서리 등을 해 먹으면서 좋다고 낄낄대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은 너무나 어렵고 먹고 살기 바빠 자녀들은 거의 방임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돌볼 시간이 없었고 아이들은 그냥 그대로 컸다. 6~70년대 너무나 힘든 시기에 아이들만 계획 없이 낳으니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등의 구호를 내세워 정부에서 추진한 산아제한정책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 결과 지금은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 0.83명으로 OECD 38개 회원국 중 유일한 1명 미만인 국가가 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 등 수도권이 인구 과밀로 폭발할 거라 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서울도 인구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국 모든 지자체마다 인구유입 정책을 내놓고 출산정책을 내놓아도 인구는 계속 줄고 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100만 이상, 1980년 90만, 1990년 70만, 2000년 60만, 2019년 30만, 2020년 27만명….
몇 백 년 후에는 한민족이 지구상에서 없어진다는 보도도 보았다.
젊은층의 비중이 높은 서울의 합계출산율이 0.64명으로 가장 낮다. 뭘 의미하는가?
젊은이들이 일자리나 주택을 두고 경쟁을 하다 보니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 민족은 단군 이래 외압에 조용한 날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의 민족성은 단합이 잘된다. 정부시책을 잘 따른다. 산아제한정책도 그렇고, IMF 금융위기 때도 전 국민이 금모으기 등을 통해 금융위기를 탈출, 현재 코로나19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K방역에 따르고 있다.
그런데 유독 단합이 안 되는 것이 출산이다.
온갖 출산정책을 내세워 출산을 외쳐도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온다.
왜 그럴까?
영천시는 민선7기가 들어서면서 인구증가를 시정 최우선과제로 선정하여 출산지원정책 확대, 분만산부인과, 산후조리원 등 안정적인 분만환경 조성, 안전한 출산양육환경 제공 등으로 합계출산율이 1.358명이다. 이는 전국에서 2위라는 뉴스를 보고 우리 영천은 그래도 선방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조금은 씁쓸함을 느낀다.
인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되어야 한다.
1970년 합계출산율 4.53명, 50년 후인 2021년 0.83명으로 지구상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든 독보적인 기록이다.
사회구성 핵심요소가 인구인데 근본구성 요건이 파괴되면 멀지않은 장래에는 사회소멸, 국가소멸로 이어질 것이다.
인구문제는 전국 각 지자체마다 많은 시책과 아이디어로 해결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저출산을 극복하기에는 무리라고 본다. 정부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한다는 각오로 직업, 교육, 건강, 주거, 노후 등 사회적 안정성을 강화하여 젊은이들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과 웃음꽃이 피어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해결책을 내 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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