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동행 취재
시민들 분리수거에 좀더 철저 기해주길
오전 3시. 일반인들은 한창 단잠에 빠져 있는 시간이다. 그러나 환경미화원들은 이 시간이 되면 알람소리를 듣고 눈을 비비며 출근을 서두른다. 아마도 영천에서 가장 빨리 출근하는 사람들이 바로 화경미화원일 것이다.
본 기자도 환경미화원과 동행취재를 하기 위해 지난 9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영천시 그린환경센터로 향했고 3시30분경 도착했다. 그러나 벌써 대부분의 미화원들이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가장 먼저 만나 사람은 환경미화원들의 권익보장에 앞장서고 있는 한영준 영천시청노동조합 한영준 위원장이다.
한영준 위원장은 이른 새벽부터 전날 수거된 재활용 때문에 재활용 분리동에서 혼자 짜증을 내고 있었다. 이유인즉 재활용이라고 수거한 것 중에 생활쓰레기가 너무 많이 섞여 있어 직원들이 힘들어하는 것 때문이다.
한 위원장은 “대부분의 시민들이 이제 분리수거에 대한 의식변화가 많이 있는데 아직 일부 시민들 때문에 직원들이 고생하고 있다.”며 “작은 행동이 영천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영준 환경미화원 노조위원장이 현장에서 분리수거를 설명하고 있다
한영준 위원장은 영천시청 환경분야에 근무하는 68명의 미화원들을 대변하는 위원장이다. 여기다 지난 2015년부터 환경미화원들로 구성된 영천시청환경분야노동조합에서 영천시청 무기계약직 119명을 대변하는 영천시청노동조합으로 조합의 규모가 커지면서 더욱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한 위원장은 새벽에 출근하여 차량과 인력배치와 혹시나 있을 안전사고에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영준 위원장은 “영천시 최 일선에서 가장 힘들고 고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환경미화원들이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으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이 더욱 힘들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또 “생활쓰레기만 하루 30t가량 수거하고 있다. 새벽에 거리청소 미화원, 생활쓰레기 수거, 음식물 쓰레기 수거, 재활용 수거 등 이렇게 4번의 미화원이 지나가면 영천거리가 깨끗해지고 아침을 맞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과 대화를 마친 뒤 영천에서 가장 많은 생활쓰레기가 배출되는 완산동으로 향하는 청소차량과 동반취재를 시작했다.
새벽시간 쓰레기를 치우는 미화원들
새벽 4시에 출발한 차량에는 운전자와 미화원 2명이 3인 1조가 되어 움직인다. 영동교를 지나면서 시작된 쓰레기 수거는 차량이동이 아니라 걸어 다니면서 쓰레기를 수거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정도로 많은 양의 생활쓰레기가 도로 주변에 산재해 있었다.
김영일 미화원은 “오늘은 그래도 양이 적은 편입니다. 평소 5t차량으로 2번을 채워야 하며 장날 다음에는 더 많은 생활쓰레기가 배출되고 있습니다.”며 “다행히 오늘 날씨가 춥지 않아 동행취재하기가 수월할 것 같네요”라며 오히려 기자를 걱정하며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시작된 공설시장 주변의 쓰레기 수거는 2시간 가량 진행됐다. 평소에는 벌써 청소차량이 가득 찼지만 일요일이지만 어제 생활쓰레기를 수거한 덕분에 아직 여유가 있어 보였다. 새벽 6시경 영천역에서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완산동 코스의 3명만 있었지만 조금 뒤 음식물 쓰레기 수거하는 미화원과 거리청소 미화원도 삼삼오오 모여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졌다.
미화원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태영 운전자는 “다들 바쁘게 살지만 특히 미화원들은 힘들고 고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새벽 3시부터 업무가 시작해 오후에 퇴근하다 보니 환경미화원들이 사회생활을 거의 못하는 것이 가장 안타까워요”라고 말했다.
김 운전자는 또 “3인1조로 움직이면서 서로간 마음이 잘 맞아야 합니다. 어두운 곳에서 작업하다 보니 작은 실수라도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라며 “무거운 것을 많이 들다 보니 허리와 어깨통증을 심하지만 내가 없으면 다른 직원이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묵묵히 일하는 동료들에게 감사합니다.”고 웃음을 지었다.
동료 김영일 미화원은 “우리는 이제 나이가 들었지만 젊은 세대들의 미화원들에게 좋은 여건을 마련해 주고 싶어요. 영천이 발전하면 그 만큼 우리 환경미화원들도 바빠지겠지만 급여 등 근무조건 좋아지니깐 빨리 발전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영천시 환경미화원 가운데 26세로 가장 젊은 이재은 미화원은 “입사한 지 이제 2년이 되어갑니다. 아직 잘 모르겠지만 출근시간이 새벽이다 보니 친구들을 만날 시간이 없어요.”라며 “가끔 선배님들이 깨진 유리조각 같은 데 다치는 경우도 있는데 시민들이 조금만 신경 써 분리수거를 했으면 합니다.”라고 당부했다.
영천역에서 만난 음식물 수거차량 미화원은 “우리 미화원들 가운데 총각들이 많아요. 장가 좀 보내주세요. 결혼적령기에 접어들었지만 직업이 뭐냐고 물을 때 미화원이라는 말을 쉽게 하기에는 아직 보는 시각이 곱지 않습니다.”며 속내를 털어 놓기도 했다.
거리청소 미화원은 “당당히 환경미화원이 직업이다는 말을 할 수 있을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청소를 하다 보면 지나가던 시민이 고생한다고 인사를 해 주는 것에 가장 힘을 얻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처음에는 완산동 코스의 3명과 동반취재를 시작했지만 영천역에서 만나 환경미화원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넥타이를 매고 오전 9시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는 화이트칼라는 아니지만 깨끗한 영천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환경미화원. 3D 직종의 최 일선이지만 고단한 삶 속에서 희망을 가지고 작은 실천을 통해 발전하는 영천의 그리는 그들이 있기에 영천의 오늘 하루도 희망차게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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