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천 시

역사 속 조양각 전별연, 21세기에 되살아났다

영천시민신문기자 2015. 4. 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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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속 조양각 전별연, 21세기에 되살아났다
                            조선통신사 우정걷기팀 영천입성

 


조선통신사 한·일 우정걷기 행사 참가자 50명이 영천에 입성했다.
4월 1일 서울 경복궁에서 출발해 양재, 용인, 충주, 문경, 예천, 안동과 의성, 군위를 거쳐 14일 만에 영천시 신녕면에 도착했다.
오후 5시가 가까워질 무렵, 치산캠핑장에 도착한 조선통신사 우정걷기팀은 영천시에서 직영하는 유명관광지인 치산캠핑장에서 하룻밤을 머물렀다. 각자 배정된 캐러반에 여장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인근의 식당으로 향했다. 하루 종일 어둡게 깔린 구름이 기어이 토해내기 시작한 물방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장대비로 바뀌었다.


식당에서는 미리 준비해둔 만찬과 영천의 특산품인 와인을 곁들여 여기저기 구호와 건배를 외치며 그간의 고단함을 해소하기에 충분했다. 350㎞를 걸어온 노장들을 격려하기 위해 바쁜 일정에도 참석한 김병삼 영천시부시장은 “이런 힘들고 긴 여정에 참여하는 여러분의 신념과 체력에 박수를 보내며 존경을 표한다.”고 인사했다.

 

조선통신 걷기팀을 환영하는 신녕 주민들, 신녕면 매양리 관가샘에서 기념사진

 


우중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치산캠핑장의 야외무대에서 영천포은문화예술단의 제3차 찾아가는 전별연이 다시금 펼쳐져 고요한 치산의 공기가 그 열기로 데워졌다. 연예인협회영천지부(지부장 장영준)에서 초청한 가수의 황성옛터와 이별곡을 들려준 뒤, 전통 한국무용 들춤과 부채춤(무용가 김종은), 아리랑태무팀이 시범을 선보였다. 일본인 대표 엔도 야스오씨는 “죽는 날까지 한국의 영천이라는 도시에서 받은 환대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며 “비가 내리는 데도 우리를 위해 공연을 준비해준 영천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눈물을 글썽여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김병삼 부시장이 일본인과 한국인 등 걷기팀 대표들을 격려하고 함께 기념사진 찍었다

 


걷기 참가자인 일본인 타케노 노보루(68)씨는 “두 번째 통신사 걷기에 참가했는데 지금까지 어디서도 이런 대접을 받은 곳이 없었다.”며 “아리랑 태무를 보고 무척 경탄했고 환영잔치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여러 차례 인사했다. 이날 밤 준비된 행사를 마치고나서 모든 사람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아리랑을 부르며 환호하고 또 환호했다. 그 장면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을 수는 없었지만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문화이자 소통 그자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은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15일 아침, 비가 그친 후에 나타나는 서늘한 강풍에도 참가자들은 개의치 않고 단단히 옷깃을 여몄다. 걷기 참가자 50명과 서울에서 응원 차 내려온 한국체육진흥회 이사들, 동참하기 위해 모인 시민 등 250여명이 신녕중학교 운동장에 모여 이날 최종 목적지인 조양각으로 출발했다.


영천시에서는 참가자를 격려하고 지역을 알리기 위해 명예삼사(정사, 부사, 종사관)를 태운 가마행렬을 앞세우고 찰방길 퍼레이드로 옛 조선통신사 행렬을 그대로 재연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관가샘 벽화 조형물기념 제막식을 하고 나서 신녕면사무소로 이동했다. 찰방비와 환벽정을 둘러보고 휘명승마장에 들어섰다. 고난이도 기마술을 익히는 마상무예로, 통신사 사행길에 영천 조양각에서 열린 전별연때 시연되었던 전통마상재 공연(최형국 박사팀)을 보고 감탄과 놀라움에 박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화산면 별별미술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녹전동, 오미동, 영천향교를 지나 조양각에 발을 디딘 시간은 오후 5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이날 이동 거리는 27km다.

 

조양각에서 조선통신사 행렬 전별연을 재연하고 있다(이날은 환영식도 겸했다)

 


네 번째 찾아가는 전별연은 영천의 역사적인 인물인 포은 정몽주 선생이 세운 조양각에서 수백년 전의 전별연을 재연하는 것이라 역사적 의미가 더욱 특별했다. 이날의 연회는 영천포은문화예술단의 무용과 민요 외에도 영천문화원회원들의 시조창과 영천동부초등 국악관현악단의 합주를 가미해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영천대표 걷기주자인 양효성 작가는 “조양(朝陽)과 영천(일본어로 ひかは)의 ひ는 해를 뜻함)과 포은의 단심가(丹心歌-충절의 붉은 마음)는 모두 상통하는 단어들이다.”며 “문화의 달 영천을 말할 때 그 연관성에 대해서도 어떤 스토리를 만들면 영천의 문화브랜드가 찾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필자에게 귀띔했다.
김영석 시장은 일행을 격려하고 “10월 17일은 문화의 달 행사를 한다. 주제가 조신통신사다. 시민을 대표해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고 인사했다.

 

마상재가 열리고 있다

 


행렬은 16일 오전8시에 조양각에 집결해 영천대표인 양효성 작가가 발대식부터 들고 온 ‘영천문화의 달’깃발을 손광열 문화체육과장에게 전달한 후 다시 경주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번 조선통신사 한일걷기 행사는 2015년 문화의 달 행사를 앞둔 사전 기념행사로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제고하고 시민참여와 소통이라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영천의 정체성과 역사적 역할 재조명을 통해서 우리만의 문화브랜드를 찾고자하는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느꼈다.
박순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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