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공원 시민들이 꼭 알아야할 일들
영천시도 장밋빛 보다 침착하게 대응해야
-부지매입 등 벌써 213억 들어가
영천경마공원이 지난해 말 유치 성공함으로 영천에 경마장이 들어선다.
당시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은 시민들이 유치를 환영하고 기대감에 차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기대감 보다 우려의 목소리도 조금씩 높아가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는 도박에 대한 경계심도 있으나 이보다 각종 시설에 대한 유지 및 관리에 따르는 돈이다.
경마장 예정 부지 약 50여만 평은 영천시 소유다. 마사회에서는 경기장 등 순수 필요한 시설만 건설한다. 나머지는 모두 영천시에서 부담해야 한다.
실지로 지난 4월 6일 영천시의회는 추가경정예산 총 466억 원 중 213억 원을 경마공원 조성(토지매입비 170억 원, 도시계획 환경영향 평가 40억 원, 추진단 운영비 3억 원)에 투입하는 것을 승인했다.(본지 615호 2면 보도) 추경 전체예산의 약 50%가 투입됐다.
물론 나중에 세금으로 돌려받으려면 먼저 투자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세금도 우리시에 떨어지는 것이 그래 많은 것은 아니다. 영천경마장에서 발생하는 년 매출의 10%(레져세)가 경상북도에 들어가고 이중 약 23%가 해당 자치단체에 떨어진다는 것이다. 부산경남 경마장을 비교하면 08년 매출이 1조5천억 원(09년 1조8천억 원)인데, 이중 10%가 부산시(경상남도 각 50%씩, 경마장이 2개 자치단체에 걸쳐 조성)에 들어가고, 부산시는 1,500억 원 해당 자치단체에 23% 가량인 약 350억 원 일 년 세수로 준다고 자치단체 세금 담당자(김해시)가 말했다.
경마장 예정 부지인 금호읍 성천리 일대, 좌측이 일명 사일못(풍락지)
-너무 서두르는 행정
영천시에도 300억 원 또는 약간 웃도는 돈이 일년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매출 2조원으로 계산하면 460억 원, 그러나 기존 3개 경마장에서 영천경마장 경기가 스크린을 통해 나가면 자기들 경마 회수가 줄어들고, 경기 수가 줄어들면 세수가 그만큼 덜 들어오므로 상당히 불만을 표하고 있음)
그런데 올해부터 영천시 예산이 경마장에 편성됐는데, 매년 유지 관리비 등 1-2백억 원이 들어가야 할 것으로 예상되며 언제까지 투자해야 한다는 보장도 없어 보인다. 50만평을 치장하려면 무슨 이유가 생겨도 매년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또 주변 공원조성 등 주변개발 종합 계획을 가지고 마사회와 협의하는 등 거창한 일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경마공원 조성에 따른 주변 개발 기본계획안 중간보고회도 가졌다.
주변 개발은 경마장이 오픈하는 2014년 후라고 하지만 영천시가 너무 서두르는 감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경마와 승마는 전혀 별개
경마장을 공원이라고 하는 것은 마사회에서 경마가 너무 도박이니까 도박을 희석하자는 의미에서 나온 것이지 마사회가 진정 국민을 생각해서 만든 것은 아니다.
경마 인구가 연인원 2천만 명이 넘는다고 마사회는 강조하고 있으나 2천만명중 레저와 같은 승마를 즐기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본다. 경마는 도박이다. 도박을 즐기는 도박꾼하고 승마하고는 전혀 별개다.
가까운 대구 달성군 가창면 스크린 경마장에 가보면 잘 이해가 간다. 대구 스크린 경마장은 2002년 8월에 개장했다. 4층 건물에 경마가 열리(현장 경마장은 일주일에 2번 경기)는 날(금, 토, 일, 개장 초에는 하루 평균 3,000명 입장, 최근에는 1500-2,000명, 하루 평균 7억 원 매출)이면 각 층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전국 3개 경마장에서 펼쳐지는 경기를 30분마다 교차로 중계(중계는 2곳의 경마장에서 경기하는 것을 교차로 중계하므로 쉬지 않고 계속 스크린을 통해 중계)해 주고 있어 현장 보다 훨씬 많은 경기에 베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스크린을 선호한다.
일요일 오후 2시 경기는 한 경기(보통 1700미터, 선수는 12명-14명 출전)에 전국 스크린에서 60억 원 가량 판돈이 걸린다. 현장인 경마장에서 거는 돈은 15억 원 가량이다.
이런 상황이니 마사회는 비싼 돈을 들여 경마장을 건설하려 하지 않는다. 스크린 경마장만 선호하고 경마장은 뒷전인 셈이다.
지난해 한국마사회 총 매출액이 7조 2865억(이중 환급금 약 70%, 나머지는 세금과 비용 및 이익금)원 인데, 이중 약 70%가 스크린(전국 32개 운영, 최근에는 신설 스크린 경마장이 없다. 시민단체 등에서 비난이 너무 거세 마사회 확장 계획이 주춤, 대구에도 한 곳 더 하려고 했으나 반대 여론으로 신설 못함)에서 올렸다. 부산경남 경마장 홍보 담당자도 “지난해 매출 1조 8197억 원 약 6-70%가 스크린에서 올린 것이다”고 했다.
이렇게 스크린이 좋다. 운영비 대비 이익금이 엄청나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스크린 경마장에 몰린 경마인들, 2층 건물 우측면의 모습, 대구에는 4층 건물로 매번 발디딜 틈이 없다
-베팅 할 돈은 있어도 커피 한잔 안사먹어
그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어떤가, 스크린 경마장 입구 도로변에 도착하면 양쪽 불법 주차가 끝이 안 보인다. 안에는 주차장이 있는데, 주차료 1만원이 아까워 모두 불법주차 하고 있다. 또 매점 아저씨에 물어보면 “커피 계란 등 1천-2천 원짜리만 사먹지 절대 비싼 것은 먹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의 호주머니에는 베팅하려고 현금이 수백만 원 들어있고, 뭉치 돈 세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베팅에 걸 돈은 있으나 맛있는 것 사먹을 돈은 없는 사람들이 전형적인 도박꾼들이다. 도박에 경험 있는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경마는 도박인데, 도박꾼을 상대로 무슨 장사가 되겠느냐, 스크린 경마장 주변에 있는 몇 안 되는 식당도 마찬가지다. 스크린 경마장에 온 사람 90%는 돈을 꼴고 가는데, 돈 꼴고 기분 좋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욕과 경마 정보지(일명 찌라시)만 남고 금방 자리를 떠난다.
-마사회, 지방세 개정 움직임 로비활동 주시해야
영천경마장이 오픈 하면 일평균 2500명(현행대로면 1주일에 금,토,일중 2일 경기) 정도가 찾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부분 돈을 잃고 가기 때문에 주변 시설에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래서 제주나 부산 경마장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이게 현실이다.
그런데 영천시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발 빠른 행동을 하려 한다. 마사회와 협의회 부지매입 등 오픈에 필수 시설만 하지 나머지는 주위를 살핀 뒤 침착하게 해도 늦지 않다.
마사회에서는 지방세인 레져세 10%가 너무 많다는 이유를 들어 국회의원을 상대로 지방세 개정안을 준비하려고 물밑 움직임을 펴고 있다는 것과 현재 3곳 경마장에서 영천이 신설되면 4곳이다. 4곳 경마장에서 경기를 하면 현 상태로는 하루 경기수가 줄어 매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안정적인 세수도 불투명 할 수 있다. 게다가 영천시는 30년 동안 레져세 절반만 받겠다고 유치시 장담했기에 영천시로 들어오는 돈은 하나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순수 시민들이 같다 바치는 돈을 계산하면 오히려 마이너스다.
스크린 경마장 2층 정면 모습, 위에는 2층 우측 모습
-효과적인 일자리 연구 급선무, 침착이 우선
반면에 긍정적인 면도 많다. 공사(마사회 3000억 원 투자)기간 3년 동안 또 오픈하면 말 1천마리 상주 등 계약직, 일용직, 시간제 근무 등 일자리가 상당하다. 다양한 일자리를 어떡하면 시민들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연구하는 편이 훨씬 낳다.
주변개발도 좋고 공원도 좋다. 분명한 것은 도박인 경마와 레저인 승마와는 완전 별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경마 속담에 “원수만 경마장에 데려 가라”는 말이 있다. 그 만큼 나쁘다는 말이다. 영천시 경마공원 담당자들에 스크린이나 경마장에 가라는 말은 못한다. 그러나 베팅 경험자와 비경험자가 설계하는 도면은 정말 하늘과 땅이다.
지금은 장밋빛 설계 보다는 주위를 살피며 침착이 우선이다. 물건 매도·매수시 매수자가 유리한 상황이 많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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