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의 젖줄, 영천댐의 주권을 되찾아야 할 때
해마다 꽃피는 봄 4월 영천호(湖)에는 드넓게 펼쳐지는 맑은 물과 기룡산의 산수, 향기로운 백리의 벚꽃이 어우러져 절경을 뽐낸다. 여름에는 높은 고지로 도심의 폭염을 피해 시원한 휴식을 즐길 수 있고 가을에는 호반을 둘러싼 오색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다.
이와 더불어 영천댐은 국가중요시설로서 포항, 경주, 영천의 가구에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포항제철의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용수댐이다. 한국수자원공사 포항권지사의 관할이며 높이 42m, 제방길이 300m, 총저수량 9,640만t으로 1974년 10월에 착공하여 1980년 12월에 준공했다.
반면, 이렇게 이로운 영천댐에는 영천시민의 희생과 배려가 있다는 것을 잘 모르는 듯하다. 영천댐은 임고면 삼매리 뒷산과 건너편의 산을 연결하여 건설된 댐으로 자양면의 성곡1·2·3리, 노항리, 삼구리, 충효리 등 6개 리가 수몰되고, 573가구의 이주민이 발생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렇게 국가산업발전을 위해 큰 결심을 하고 삶의 터전을 내어준 곳이 영천댐 수몰지다.
그러나, 영천댐이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광역상수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탓에 더 이상의 개발과 발전은 불가하게 되었다. 이는 곧 면소재지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되었고, 낙후는 심각해지고 인구는 계속 줄고 있다.
국가산업발전이라는 대의명분에 조상대대로 살아오던 터를 내어주고 고향을 잃어버린 대가가 이렇게 참혹할 수 있는가. 자양면에는 시설하나 마음대로 지을 수 없고, 불편한 교통망, 부족한 인프라로 인구유입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본 의원이 수집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본부 20개 지사 중 포항권 지사를 제외한 지사들은 모두 댐 소재지에 입지하여 유관기관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수공은 2014년 보현산 다목적댐의 건설 후 관리목적으로 보현산댐 지사를 설립하였지만 영천댐의 관리 관할이 보현산댐 지사로 이관되지 않고 포항권 지사에 머물러있어 영천댐에 대한 영천시민의 권리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
1996년부터 댐 수입의 약 5%(연8억원)를 주민 특별지원사업비로 환원하고 있으나 피해에 못 미치는 비중, 실효성, 상·하류 차등으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지방인구 소멸위기에 봉착한 시점에서 지방정부는 인구유치와 출산장려를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노력하는데 여기에 일조하여 시너지를 발휘할 생각은 하지 않고 지역에 시혜적인 몇몇 지원사업만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본 의원은 지역의 불균형과 야기될 갈등을 해소하고 앞으로 공공기관이 지역민과 미래지향적인 관계에서 상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해법들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2011년 발족된 ‘전국 댐 소재지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를 통한 활발한 논의를 거쳐 원·정수구입의 비용에 혜택을 받아 지역의 경제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이유는 피해지역의 희생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정수 구입비 감경으로 절약된 세출예산을 수공의 지원 사업에 매칭한다면 피해지역의 발전과 주민편의 증진을 위해 더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현재 영천댐은 포항권지사가, 보현산댐은 보현산댐지사가 각각 분할하여 관리하고 있는데 이제는 보현산댐과 영천댐의 통합관리를 위해 영천권지사로 새로이 개편하여 두 댐의 효율적이고 주도적인 관리 권한을 되찾을 수 있게 재조정 되어야 한다.
그 까닭은 정작 포항에는 존재하지 않는 3개의 댐을 관리하는 지사가 포항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 소재지 주민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영천권지사(가칭)가 새롭게 설립 된다면 지역의 인구유입과 경제 순환 등 활력 있는 농촌으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기 두 가지 제안은 보유 자원의 활용과 관리에 대한 지역의 주도권을 되찾는 중요한 사안이다. 공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역 정치권, 행정기관, 유관기관, 민간 협·단체가 나서서 한 목소리를 내는 적극적인 실천으로 옮겨야한다. 이것은 우리가 직면한 저출산, 고령화, 인구유출 이라는 지방 소멸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하나의 정책으로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