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천 시

민족과 국가의 전쟁… 남자의 본부이라 여긴다

영천시민신문기자 2018. 6.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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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과 국가의 전쟁… 남자의 본부이라 여긴다”
                                한국전쟁 당시 군인편지



한국전쟁 68주년을 맞는 올해, 6월이 되면 순국영령을 기리며 숙연해지는 마음은 당연하다. 지난 3일 동부동 이상봉 씨가 소장하고 있는 1950년 한국전쟁에 참전한 어느 군인이 부모님께 쓴 편지를 보게 됐다. 군사우편 소인이 찍힌 너덜너덜한 편지봉투 속에 깨알같이 가지런하게 써내려간 소식은 잘 배운 예의바른 아들이 부모님께 보낸 내용이었다.



‘저는 아무 탈 없이 잘 있으니 안심하라, 살고 죽는 것이 집에 있을 때 생각한 것과는 딴판이다, 어디에 있든 죽을 사람은 죽고 살 사람은 살고 모두 하늘에 매인 것 같다 따라서 죽음을 두려워 할 것도 없고 살겠다고 허덕일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민족과 국가의 전쟁에 하나를 맡아서 힘을 다하는 것이 남자의 본분이라 여긴다’는 등 전쟁에 참전해 당당하고 씩씩하게 보이려 노력하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또 다른 편지글에는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벌어져 며칠 결전 후 급기야 오랑캐놈들이 아군의 무서운 화력으로 많은 사체를 남기고 도망했다’고도 적었다.



소장자인 이상봉 씨(영천우체국)는 “인간의 환경적 이데올로기가 가져온 우리의 슬픈 과거를 그대로 보여주는 기록이지요. 우리가 전쟁을 직접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포화가 쏟아지고 옆의 전우가 죽어나가고 생사의 한 치 앞을 알지 못하는 극한 상황에 유서같은 느낌으로 쓴 편지글, 이것에 대해 저는 강한 감동과 끌림을 느꼈어요.”라 소개하며 그 이유로 1998년부터 우연히 접한 군사우편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상봉 씨가 소장한 편지는 1910년 조선으로 출병한 일본군이 집으로 보낸 일본인의 편지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전쟁에 미국인 참전군인이 본국 가족에게 쓴 영문편지, 그리고 한국전쟁 당시 강원도 춘천시의 부모님과 동생에게 보낸 군인의 편지 등 모두 68편이다. 현충일과 6·25 한국전쟁 기념일이 돌아오는 이 시점에 옛 군사우편을 공개함으로써 많은 시민들에게 아픈 역사와 나라를 지키려던 수많은 희생에 대해 다시한번 숙연함과 고마운 마음을 가지며 생각해보자는 뜻을 담고 있다.
박순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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