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함께,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 모여 이웃돕기 활동까지
매월 셋째 토요일 오후면 영천시청 정문에서 노래를 하며 시민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앞에는 작은 모금함을 두고 있는 모습을 시민들은 대부분 기억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들 단체가 노래를 시작하고 모금활동을 한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20년 넘은 노래 동아리가 바로 ‘여럿이함께’(리더 김정열) 라는 그룹이다.
여럿이함께는 지난 93년 음악을 좋아하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서 동호회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 것이 시발, 13명의 회원들이 모여서 밥을 함께하면서 팀 이름을 무엇으로 해야 하는지 라고 생각하다 순 영천말로 ‘막카다’ 라는 표현을 세련된 의미로 여럿이함께로 하자고 만장일치로 정한뒤 그때부터 계속 사용해 오고 있다.
여럿이함께가 시청 정문 입구에서 모금함을 두고 공연을 하고 있다
회원들은 당시 보다 반으로 줄었으나 그룹의 활동은 당시 보다 몇 배 이상 늘어 봉사활동, 공연 요청 등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을 때도 있다.
창단 초기에는 단순 음악활동만 했다. 별 다른 계획이나 목표는 가지지 않고 그저 음악이 좋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음악활동을 하고 활동 모습을 여러사람들 앞에서 보여주는 것에 만족했다. 초기에는 국민은행앞, 조양각 밑 둔치, 은해사 주차장 등 나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만 했다.
그러던 중 회원들 스스로 ‘모금함’ 제의를 내고 이웃돕기 등 좋을 일에 사용하자는 취지에서 모금함을 앞에 두기로 하고 더 열심히 활동했다.
회원들은 “모금함의 정확한 연도는 모르지만 아마 창단 4-5년 뒤에 시작했을 것이다. 처음엔 악기 살 돈도 없어 주위로부터 후원을 받았다. 당시 문화원 김종식 사무국장, 영천시청 이원조씨가 많이 도와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성베드로병원도 악기 구입에 후원해 아직도 고마움 마음을 가지고 있다. 모두 합치면 금액으로도 2백만 원 훨씬 넘는다.”고 했다.
모금함을 처음 두었을 때 조금 떨리기도 했다.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사히 첫 모금함 공연을 마치고 떨리는 마음으로 모금함을 공개했다. 대부분 천원짜리 였다. 약 2만 원 정도가 모였다. 처음엔 2만 원 정도로 시작됐는데, 시간이 지나니 7-8만 원, 이제는 한 번 공연하면 시민들의 호응이 좋아 12만 원 정도의 금액이 모인다.
여럿이함께가 초청 공연에 나간 모습
모금함을 통해 모인 금액으로는 매년 연말 크리스마스 전후를 기준으로 어려운 이웃을 선정해 회원들 개별적으로 전달해오다 10년 전부터는 50만원 또는 70만 원 을 한 단체를 지정해서 보내주고 있다. 단체도 돌아가면서 회원들이 정한다.
올해는 아마 모금 성적이 좋아 80만 원 또는 100만 원 정도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살짝 귀띔했다.
얼마전 공연에는 한 시민이 넣고 간 상품권을 세어 보니 30장이 넘었다. 이렇게 후원해 주고 있는 시민들이 있는데, 우리는 더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어엿한 연습실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지만 초기에는 연습실조차 없어 문화원 등을 전전하며 연습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감회가 새롭다며 회원들끼리도 말한다.
여럿이함께 초청 공연 모습
초기 멤버는 김정열 성환우씨가 아직 건재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이성락 정영배 김용호씨와 경산에서 오는 김미영 안병남씨, 합천에서 오는 박정호씨가 주 멤버다.
이들은 대부분 기타를 연주하고 있으며, 타악기인 젬버를 하나 가지고 있는데, 기타와 타악기로 모든 음악을 소화하며 하모니를 만들어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20년이 지나도 시민들의 사랑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아마 ‘아날로그식’ 음악을 고집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1인 연주나 소그룹 연주는 디지털 음악이 대부분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그룹은 기타와 육성으로 다가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럿이함께 김정열 리더(우)와 이성락 기타리스트가 인터뷰 후 환하게 웃고 있다
그리고 공연한 모습을 항상 영상으로 담아 유투브에 올리는 일도 잊지 않고 있는데, 이를 이성락 회원(경주)이 담당하고 있다.
이 회원은 “유투브 조회수는 많지 않다. 그러나 항상 우리가 공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금에 참여해 주신 모든 시민들에게 알려야 하는 의무도 있고 우리 그룹 자체도 알려야 한다는 의무가 있기에 올리고 있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했다.
20대 초중반의 나이로 시작한 초기 멤버들은 모두 젊은 싱글의 선남선녀들로 이루어 졌으나 이제는 어엿한 중견 사회인으로 성장해 직장과 봉사, 2가지를 실천해 나가기는 쉬운 일은 아니다. 매주 월요일 만나서 2시간 이상 연습하고, 공연날 공연 시작전 2시간 전에 모여 리허설하고 공연에 들어가서 2시간 연주하면 그야말로 손과 팔은 감각이 없을 정도로 파김치 된다고 한다. 그래도 이들이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음악을 좋아하는 공통분모와 이웃을 사랑하는 행복한 마음이 일치하기 때문이다고 한다.
여럿이함께 공연 모습
김정열 리더는 “모금함에는 대부분 천원짜리다. 이는 가장 소중한 의미가 담겼다고 할 수 있다. 작은 금액이 모여서 큰 금액을 만들듯이 누구 한사람이 많은 금액을 내는 것보다 여러사람이 작은 금액을 내면 효과 면에서 훨씬 크고 의미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랫동안 공연과 모금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도 더 높은 책임감을 가지고 시민들과 함께 음악을 공유하고 이웃과 함께 나눔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했다.
여럿이함께 정기 공연은 매월 셋째 주 시청 정문 앞 오후 5시경(봄 가을 시간 변경)부터 시작하며, 각종 행사 초청 연주는 시간만 맞으면 가능하다고 한다.
황태영 시민기자 공연 문의 017-504-9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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