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왜 이러지?”
중년의 어깨가 위태롭다
어깨 질환은 중년 이후 발생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그 나이 때부터 만성적인 어깨 통증을 겪는 환자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어깨가 아프면 나이 탓으로 생긴 오십견쯤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회전근개 파열(회전근개란 어깨 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4개의 근육인 극상근(Supraspinatus), 극하근(Infraspinatus), 견갑하근(Subscapularis), 소원근(Teres minor)을 가리킨다)도 의외로 많다. 어깨질환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너무 움츠렸거나, 너무 많이 썼거나)로 나뉜다. 오
랜 컴퓨터 작업으로 어깨를 잔뜩 웅크린 채 지내는 경우에는 경직성 어깨 병이 생긴다. 관절은 적절히 움직여주어야 생체 윤활유가 분비되어 탄력이 유지된다. 이와 반대로 손이 어깨 위로 올라가는 운동을 많이 하는 경우에도 탈이 난다. 배드민턴·수영·배구·농구가 대표적이며 칠판 글씨를 자주 쓰는 직업인 선생·강사 등도 위험 그룹이다.
성별에 따라 40~50대의 어깨질환에는 차이가 있다. 남성은 회전근개 파열이 36%, 여성은 흔히 오십견으로 불리는 유착성 관절낭염이 30%로 가장 많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를 무리하게 움직여 어깨 관절을 감싸는 힘줄이 손상되는 질환이며 유착성 관절낭염인 오십견은 어깨 관절이 경직되어 움직이는 게 힘들어지는 병이다. 남성은 신체 나이에 맞지 않는 강도로 헬스나 테니스 같은 (어깨 관절에 무리가 가는) 운동을 갑자기 시작하면서 어깨 질환이 생기는 반면 중년 여성의 경우에는 어깨를 가사일로 많이 쓰기는 하지만 스트레칭 등 운동에는 소홀해 (어깨 관절이) 쉽게 경직되는 편이다. 남자는 어깨를 많이 써서, 여자는 어깨를 적게 써서 어깨병이 오는 것이다. 이러한 어깨 질환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했다 노년의 삶이 무거워질 수 있다. 중년에 생기기 시작하는 대표적인 어깨 질환에 대해 알아보고 대비하자.
▶ 회전근개 파열
50대의 5%, 60대의 10%, 70대의 20% 정도가 회전근개 파열을 겪는다는 보고가 있다. 처음에는 파열된 정도가 작다가, 점차 그 부위가 커지면서 힘줄이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는데, 이를 방치하면 관절 손상으로까지 이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회전근개 파열 환자 수는 57만 7,571명으로, 4년 전인 2010년(36만 1,464명)보다 60%증가했다.
어깨 관절은 네 개의 힘줄이 감싸고 있다. 이 네 개의 힘줄을 회전근개라고 부르는데, 나이가 들면 이 힘줄이 붓고 약해진다. 그 상태로 어깨뼈와 닿으면 통증이 생기며, 이를 ‘회전근개 건염’ 또는 ‘충돌 증후군’이라 한다. 이 병이 더 진행되면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뼈에서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바로 만성 어깨 통증의 주범이다.
회전근개 파열은 과격한 운동이나 교통사고 외상, 노화 등으로 어깨를 둘러싸는 힘줄인 회전근개가 찢어지는 증상이다. 팔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발생하고, 누워 있을 때도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특히 중년 이후부터는 탄력성과 기능퇴화로 인해 약간의 무리에도 힘줄이 끊기거나 손상되기 쉽기 때문에 어깨 통증이 반복되거나 물건을 들어올리기 힘든 상황이 지속된다면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만약 통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활동을 하여 파열이 심해지게 되면 불편함은 물론 회전근개성 관절증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러면 결국 회전근개가 완전히 파열돼 자연 치유는 물론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
문제는 회전근개 파열 초기 통증이 심하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회전근개의 주요 기능은 팔을 들어 올리는 것이 아니라 어깨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라서, 파열되더라도 팔을 들어 올리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고 병이 진행될수록 근력이 떨어지는 게 전부이므로 안심해버리기가 쉽다. 경미한 통증이라도 4주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한 번쯤 검사를 받아야 한다. 회전근개가 완전히 끊어지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면 70~80%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회전근개가 광범위하게 파열되면 완치율이 30% 정도로 낮아진다.
회전근개 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어깨 힘줄과 근육을 단련시켜야 한다. 어깨를 으쓱이거나 목을 앞으로 움직이기, 만세 부르기, 어깨 돌리기 등의 동작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평소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따뜻한 팩으로 가볍게 마사지를 하거나 온탕에서 목과 어깨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배드민턴, 골프, 탁구, 수영, 야구 등을 즐길 때는 어깨 부위를 풀어주는 워밍업을 반드시 하도록 하고, 어깨 반동이 큰 스매싱 동작은 삼가도록 한다. 기온이 낮아지면 통증
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찬바람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목도리 등으로 보온을 유지하고 어깨 근육이 뭉치거나 아플 때는 온찜질을 한다. 통증 부위에 10~20분 정도 하루 두서너 번 정도 찜질을 하면 통증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참을 수 없는 극심한 통증이 있을 때는 냉찜질이 더 좋다.
▶ 석회성 건염
어깨 질환 중 회전근개 파열만큼 흔한 것이 석회성 건염이다. 석회성 건염은 어깨 인대에 석회가 돌처럼 단단하게 뭉쳐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어깨 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주원인이다. 증상 초기에는 어깨가 무거운 느낌과 함께 활동이 불편해지다 석회화가 진행되면 팔을 들 때마다 뜨끔한 느낌이 들며, 심한 경우 통증 탓에 팔을 움직이기조차 어렵게 된다. 석회성 건염은 X-레이 촬영만 해도 위치와 크기를 파악할 수 있어 비교적 진단이 쉬운 질환으로 치료 후 증상 개선도 빠른 편이다. 다만 석회성 건염 환자는 목 부위에 통증을 겪는 경우가 많아 이를 목 관절질환으로 오인해 잘못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 오십견
중년 이후 특별한 외상없이 어깨가 아프고 그 통증이 팔까지 이어지는 어깨 결림을 오십견이라고 한다. 주로 50세 무렵 어깨에 생기는 통증이라고 해서 이런 병명이 붙었다. 이 어깨 통증은 노화현상의 하나이지만 운동부족과 스트레스, 불안정한 자세 등으로 인해 최근에는 20~30대에도 곧잘 나타난다. 처음에는 저절로 증상이 없어지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오십견에 걸리면 방향에 상관없이 어깨가 굳어 팔사용이 어렵게 되는데, 회전근개 파열도 이와 유사한 통증을 보여 혼동되곤 한다. 두 질환 모두 통증 때문에 손을 어깨 위로 올리지 못하게 되지만 남이 손을 올려주었을 때 올라가면 회전근개 파열이고, 그래도 잘 올라가지 않으면 대개 오십견이다.
초기 통증은 어깨 부위를 바늘로 찌르는 듯 쿡쿡 쑤시는 정도로 나타나는데, 진행되면 머리 위로 손을 올리기 어렵고 세수나 식사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나중에는 팔과 뒷목까지 아프고 저려 목 디스크로 오인할 수도 있다. 발병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운동제한 및 통증 악화로 삶의 질이 현격히 떨어지고 나중에는 관절이 굳어져 전혀 움직이지 못할 수도 있으니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40~60대 사이의 여성이나 당뇨병, 갑상선 질환, 어깨 관절에 다른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잘 발생한다.
일단 오십견이 나타나면 많은 사람들이 통증 때문에 어깨를 잘 사용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것은 잘못된 행동으로, 적게 움직일수록 근육 경화가 진행되어 어깨 운동범위가 좁아지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또 급성기가 지나 일단 통증이 사라지면 불편한 팔놀림도 곧 나을 것으로 생각하여 치료를 소홀히 하는데, 이것도 오십견을 고질병으로 만드는 원인이다.
사실 오십견은 치료가 그렇게 어려운 병이 아니다.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 아래 꾸준한 치료와 운동만 병행하면 곧 좋아진다. 이 질병이 나았다가 아프기를 반복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오십견 치료의 3대 원칙인 약물·물리·자가 치료 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약물치료는 급성기 통증과 근육 경련이 심한 경우에 진통소염제, 스테로이드 제제, 근이완제 등을 사용해서 한다. 물리치료는 초음파 치료와 같은 심부 열치료를 시행한다. 그리고 나서 관절운동을 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어느 정도 관절운동 범위가 회복되면 양손을 머리 뒤쪽으로 깍지를 끼고 최대한 바깥쪽으로 돌리는 운동을 하거나 손을 뻗어 귀 뒤에 닿게 하는 등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완전 회복을 목표로 치료받아야 한다.
▶ 어깨 병 예방에는 어깨 스트레칭
누구든 어깨 결림과 통증이 느껴질 때는 의식적으로 어깨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3개월 정도 운동을 꾸준히 하면 증상이 좋아진다. 하지만 좋아졌다고 해서 완전히 나은 것은 아니므로 통증이 사라지고 정상적인 팔놀림이 가능해진다고 해도 어깨에 무리가 가는 동작이나 스트레스는 피하도록 하고 근육을 자주 뻗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칭은 관절이 운동 범위의 끝까지 움직일 수 있는 정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관절 손상 방지에 매우 중요하다. 스트레칭을 통해 유연성을 길러주면 근육과 인대의 손상 가능성을 줄일 뿐 아니라 근육통도 예방해준다. 스트레칭의 기본 요령은 관절 운동 범위를 최대한 움직이도록 하되 강하지 않게 30초 정도 지속하는 것이다. 스트레칭은 통증을 느끼는 수준까지 또는 통증을 느끼는 점보다 약간 더 강한 정도로 한다. 하지만 스트레칭으로 인한 통증이 24시간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어깨관절을 유연하게 해주는 손쉬운 스트레칭 방법이 있다. 먼저 오른팔을 왼 어깨에 올리고 왼팔로 오른팔 팔꿈치를 잡은 후 천천히 옆 또는 아래로 밀거나 잡아당겨 준다. 또는 양팔을 등 뒤 아래위로 교차해 손을 맞잡고 천천히 힘을 줘 잡아당기는 것도 좋다. 만일 양손을 서로 맞잡지 못할 정도로 어깨관절이 굳어 있다면 수건을 이용해 스트레칭을 해도 된다. 헬스, 테니스, 수영 등 새로운 운동을 시작한다면 무리하지 말고 약한 강도부터 하고, 운동 전에는 어깨를 앞뒤로 돌리는 동작을 해 어깨 근육을 풀어야 한다. 만약 운동 중 어깨에 통증이 생기면 2~3주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으며, 그 이후에도 낫지 않으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도록 하자. 어깨가 가벼울수록 노년의 삶도 가벼워져 생활이 활기차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TIP
회전근개 파열 자가진단
특정 방향으로 팔을 들어올릴 때만 어깨 통증을 느끼고, 팔을 완전히 들어 올리면 힘이 빠지는 증상이 있지만 다른 사람이 도와주면 팔을 올릴 수는 있다. 주먹을 쥐고 엄지 손가락이 바닥을 향하도록 한 상태에서 양팔을 쭉 뻗고 약간 벌려준 상태로 팔을 들 때 통증이 나타나거나 특히 밤에 아픈 쪽으로 돌아누웠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 주로 60~120도 사이로 팔을 들 때 통증이 심해지고 오히려 더 들어 올리면 통증이 감소한다. 초기에는 열중쉬어 자세를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어깨를 회전시킬 때 소리가 나기도 한다.
TIP
석회성 건염 자가진단
어깨에 별다른 외상이 없는데도 갑작스럽고 극심한 어깨통증을 느낀다. 지속적인 어깨통증과 열감을 느끼고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악화되며 아픈 쪽으로 눕기 힘들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어깨에서 시작된 통증이 팔이나 목으로 번진다. 어깨바로 아래쪽을 눌렀을 때 매우 아프다. 팔이 잘 올라가지 않거나 돌아가지 않기도 하며 특히 앞이나 옆으로 올리기 힘들어진다.
TIP
오십견 자가진단
손을 앞으로 뻗어 만세 자세를 하기 힘들고, 뒷짐지는 자세가 힘들다. 팔을 옆과 앞으로 드는 게 어렵고 점자 모든 방향으로 움직이지 못하며 통증이 심하다. 다른 사람이 도와줘도 팔을 위로 올리기 어렵고 밤 통증이 심해 자다가 깨기도 한다. 어깨 관절 중심으로 나타나던 증상이 점차 팔과 등쪽까지 넓어진다. 차렷 자세에서 팔을 앞으로 나란히 올리는 것, 팔을 옆으로 올려 귀에 닿게 하는 것, 팔을 양 옆으로 든 상태에서 팔꿈치만 90도 굽혀 위아래로 팔을 돌리는 것, 뒷짐을 진 채로 양손을 천천히 올리는 것이 되지 않는다.
-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16년 10월호 발췌
검진문의 : 경북지부(대구북부검진센터) 053-350-9000, http://gb.kahp.or.kr
대구지부(대구동부검진센터) 053-757-0500, http://daegu.kah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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